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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1 18:27 수정 : 2005.10.21 18:27

지도교수와 함께한 헤르츠베르크(왼쪽).

“팔순에 시작한 공부 100살까지”

“80살에 은퇴하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베르나르트 헤르츠베르크(96)는 최근 영국 국립성인평생교육연구소 조사 결과 영국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학생으로 뽑혔다. 그는 9월부터 런던의 오리엔트·아프리카연구학교에서 아프리카 경제와 문학으로 석사 과정을 밟는다.

그의 삶은 20세기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09년 독일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히틀러가 권좌에 오르기 바로 직전 유대인 탄압을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50여년 동안 화학산업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을 했다. 직장이 문을 닫자 그는 일자리를 찾아 영국에 건너 왔고, 그 때부터 줄곧 영국인으로 살고 있다.

그가 젊었을 때 못한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때는 막 80살을 넘긴 1990년이었다. 우선 그는 자신의 정신적 토양인 독일 문학으로 이스트런던대에서 학사 학위를 땄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난민들의 문제를 다루는 난민학으로 같은 학교에서 석사를 마쳤다. 학교 직원들은 그가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향학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박사과정을 밟고 싶었지만, 나에게 3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결국 (1년에 마칠 수 있는) 석사를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100살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기억력과 사고력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그는 자랑한다. 하지만 컴퓨터 작업이나 이메일 등 첨단기술은 종종 애를 먹인다. 그럴 땐 젊은 동료들이 도와준다고 한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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