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7 19:15
수정 : 2016.03.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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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 부를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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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장송, 콜레트 부를리에
33년만에 ‘최우수 등급’ 논문 통과
“중간에 좀 쉬느라 시간이 걸렸네요.”
‘연구를 마치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었다. 연구를 시작한 지 33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은 프랑스의 90살 여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에프페>(AFP) 등 외신은 90살의 콜레트 부를리에가 15일 프랑스 동부 브장송의 프랑슈콩테 대학에서 진행된 논문 심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지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부를리에는 ‘20세기 후반기 브장송의 이주노동자’를 주제로 한 학위 논문 400여쪽을 직접 손으로 써 제출했다. 약 2시간 정도 이어진 논문 심사에서는 노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자, 질문을 잘 듣기 위해 심사위원들 가까이 앉아 답변했다. 심사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그는 1983년 연구를 시작한 지 33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25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난 부를리에는 1983년 은퇴 전까지 지리와 역사 선생님으로 일했다. 25년간 브장송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언어를 가르치기도 한 부를리에는 자연스럽게 이주노동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은퇴 후에는 이를 주제로 박사 학위 연구를 시작했다. 그의 연구를 지도한 세르주 오르모 교수는 “박사 학위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니다. 그의 연구는 매우 철저하고, 분석적이며 의미가 깊다”며 “부를리에는 논문 주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고, 통계 분석을 통해 자신의 연구를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오르모 교수는 1970년대 프랑스 이주 여성의 통합에 대한 부를리에의 연구가 오늘날 난민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도 깊은 의미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를리에는 “논문 심사위원 모두 (내 연구에) 만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늦은 나이에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102살에 박사 학위를 받은 독일의 신생아학자 잉게보르크 라포포르트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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