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에서는 지난 22일 밤에서 23일 새벽사이 아시아계 젊은이들이 14세 자메이카계 흑인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소문 때문에 폭력사태가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졌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3일 전했다.
이밖에도 버밍엄 로젤스 지역의 대형 포장 전문 식품점에서 한 명이 흉기에 찔려 숨졌고 소형 택시에 타고 있던 또 한 명도 불에 타 숨졌다는 미확인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젊은이 수십명이 건물과 차량, 경찰을 공격했으며 벽돌과 병을 던져 경찰관 1명을 포함해 약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구급차 한 대가 몽둥이를 휘두른 폭력 집단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많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 앞에 모여있었고 폭력시비 와중에 한 명이 흉기에 가슴을 찔려 숨졌다"며 "이번 혼란은 14세 자메이카계 소녀가 성폭행당했다는 소문을 둘러싸고 일주일째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말했다.
버밍엄 경찰과 지역 지도자 40여명은 지역 주민들에게 진정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폭력사태의 원인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버밍엄 로젤스 지역은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출신 흑인들이 많은 지역이면서 동시에 아시아계 폭력집단들이 세력을 키워온 곳으로 두 인종집단간 충돌이 잦았으며 헤로인 등 마약이나 총기범죄가 관련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자메이카계 소녀에 대한 성폭행 건에 대해 경찰이 피해자에게 신고를 종용했지만 주민들은 피해 소녀가 불법 이민이 드러나 추방될 것을 꺼려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 타임스는 이 폭력사태를 보도하면서 이 사태의 발단이 된 자메이카계 소녀 성폭행 사건이 정말 일어났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chae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