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08 16:19
수정 : 2017.10.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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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7일 바르셀로나 산트하우메광장에서 흰색 페인트를 칠한 손바닥을 머리 위로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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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자” 분리독립 반대 시민들 흰색 옷 입고 거리로 나와
“분리 독립은 이기적 혁명” “비카탈루냐 출신 배제 됐다”
정세 불안에 스페인 대형은행 카이사방크, 본사 이전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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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7일 바르셀로나 산트하우메광장에서 흰색 페인트를 칠한 손바닥을 머리 위로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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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스페인 정부가 자치권을 중단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8일 <비비시>(BBC) 방송을 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전날 현지 <엘파이스>와 인터뷰를 갖고 “법이 허용하는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자치권을 빼앗는 헌법 155조의 발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스페인 헌법 155조에는 자치정부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스페인의 전반적 이익을 중대하게 공격하는 행동을 하려고 할 경우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의 권리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현지 언론은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지방정부를 해산하고 새 내각을 구성하는 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쪽은 지난 1일 치러진 분리독립 국민투표가 투표율 43%에 90%를 웃도는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히며 10일 투표 결과를 토대로 분리 독립 안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자치정부 의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치 정부의 독립을 선포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회의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지만 분리독립을 열망하는 쪽에선 도시 곳곳에 카탈루냐기인 ‘에스텔라다’를 설치하고 독립이 다가왔음을 자축하고 있다. 한편에선 자치정부와 중앙정부간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는 쪽도 대대적으로 결집했다. 7일 분리독립 반대 쪽 시민 수만명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 모여 “대화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카탈루냐 자치깃발이나 스페인 국기를 들지 않은 채 흰색 옷을 입고 손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뒤 거리로 나서 중앙정부와 자치정부의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가디언>은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시민 못지않게 이를 반대하던 ‘침묵하는’ 카탈루냐인들의 시위가 번져가고 있다며 이들의 움직임을 조명했다. 카탈루냐시민사회(SCC)가 주축이 된 이 시위에서 시민들은 20세기 후반 카탈루냐 지방으로 이주해 온 비카탈루냐 출신들이 자치정부의 독립을 위한 대화와 토론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카탈루냐 지방에 사는 시민의 40%가 비카탈루냐 출신으로 추산된다.
알렉스 라모스 카탈루냐시민사회 대표는 “분리 독립 주장은 모두를 위한 평등과 자유를 주장한 프랑스 혁명과 다르다”며 “이번 사안은 카탈루냐의 가장 부유한 계층이 벌이는 이기적 혁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정세 불안으로 카탈루냐 최대 은행인 카이사방크와 2위 규모인 방코데사바델은 본사를 카탈루냐 지역 밖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1위 가스회사인 가스나투랄도 법적 본사를 마드리드로 임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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