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1 23:56
수정 : 2005.11.21 23:56
스위스 등 비회원국은 소외돼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의 통합 도메인인 '(닷이유(.eu)'가 다음달 7일 출범한다.
EU 통합 도메인은 국가연합에 고유의 인터넷 주소가 부여되는 최초의 사례. 지난 1997년 미국이 지배하는 '.com'에 대항하자는 취지에서 구상이 나온 이후 2000년 10월 EU집행위의 결정으로 공식화됐다.
통합 도메인의 등록은 공공 성격의 이름, 상표나 개인 이름, 기타 등으로 구분해 3단계 과정으로 진행된다.
우선 내년 2월7일까지는 역내 공공기관과 상표권 보유자에, 이어 4월7일까지 일반에 잘 알려진 기업들과 저명인사들에 한해 등록을 받으며 그 이후로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
통합 도메인 신청 자격은 EU 회원국 내의 기관, 현지에 본사를 두고 있거나 법적으로 등록된 기업, 그리고 자연인인 경우에는 거주자로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이면서도 EU에 가입하지 않은 스위스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의 기관과 기업, 개인들은 통합 도메인의 신청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하고 있는 실정.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EU가입이 부결됨에 따라 EU의 지도 상에 '섬'으로 남아있는 상황. 겨우 1,2차 쌍무협정을 통해 EU로부터 고립되는데 따른 불이익을 애써 막았지만 통합 도메인이 출범하면서 해묵은 고민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eu 도메인의 관리는 EURid(유럽 인터넷 도메인명 등록기구)가 맡는다. EURid는 2003년 8월 EU 내 도메인 관리업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하고 EU 집행위와 계약을 체결한 비영리 기구다.
그러나 신청은 각 회원국의 공인 등록대행 업체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스위스는 비회원국이지만 2개의 기업이 도메인 등록을 대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언론들은 EU통합 도메인 출범과 관련,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통합 도메인이 모든 유럽 국가들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대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위스의 한 등록 대행업체 관계자는 정치권이나 재계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자칫하면 국가명이나 유명한 지명을 사용한 도메인이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연방통신위원회가 3년 전부터 EU측과 협상을 벌여왔기 때문에 정부측이 마냥 팔짱을 끼고 있었던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EU측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는 것이다.
스위스에게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EU 가입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겠지만 EU에 회사를 설립,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 생각처럼 절차가 복잡하거나 금전적 부담이 크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독일에 회사를 설립하는 데는 25유로, 영국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해 기업을 설립하는데 34파운드 정도가 든다고 한다. 다만 정부기관이나 공공단체는 이런 수단마저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문정식 특파원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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