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29 11:32
수정 : 2018.05.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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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l__Brown 트위터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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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아이 구해 사회관계망서비스서 화제
마크롱 대통령, 시민권 주고 소방관 특채
극우 국민전선 “다른 난민도 허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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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l__Brown 트위터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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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맨손으로 4층 높이의 건물 발코니를 올라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한 난민 청년이 프랑스 시민권을 얻게 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각) 길을 가던 22살 마무두 가사마는 어린아이가 한 건물의 발코니에서 난간을 간신히 잡고 매달려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를 본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사이 가사마는 곧바로 건물 난간을 붙잡고 4층까지 올라가 아이를 구조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이 모습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장면은 다시 트위터에서 “영웅들은 망토를 두르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화제가 됐다. 가사마는 ‘파리의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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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다음날인 27일, 가사마와 직접 통화한 뒤 그의 사연을 공개했다. 이달고는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가사마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몇 달 전 프랑스로 왔다면서 그의 프랑스 정착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달고는
트위터에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파리 시민들의 귀감”이라며 “어젯밤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한 그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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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이달고 파리 시장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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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8일, 가사마를 대통령궁으로 초대해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에이피>(AP) 통신은 마크롱을 만난 가시마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일단 오르기 시작하자 계속 올라갈 용기가 생겼다”, “아이를 도울 수 있어서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이피>의 설명을 보면, 가사마는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먼저 도착했다. 그곳에서 난민 신분으로 합법 체류할 수 있었지만, 이미 프랑스에 십년 넘게 정착해 있는 형과 함께 살기 위해 프랑스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가사마가 원할 경우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할 것이며 동시에 파리시의 소방관으로도 특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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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무두 가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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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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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특채 소식에 파리소방본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변인 가브리엘 플뤼는
<허프포스트> 프랑스판에 “그는 이타심을 보여줬으며 파리 소방관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그는 이미 우리 일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부대표 니콜라 베는 ‘우리 당은 가사마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그 외의 불법 이민자들은 즉각 추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는
<프랑스2>와의 인터뷰에서 “가사마의 용감한 행동은 매우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이걸 다른 쪽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좌파들은 항상 이런 걸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말리는 2012년 내전이 발발한 뒤 1년 동안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다음해 내전이 공식적으로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정치적 불안정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테러와 빈곤을 피해 말리를 떠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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