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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4 20:05 수정 : 2005.12.04 20:05

EU 새 회원국으로 옛 소련권 구직자 몰려

아침 7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모스크바 광장 신문판매소 주위에 수백명의 남자들이 몰려든다. 저마다 발 밑에는 낡은 스포츠 가방과 그날 먹을 음식이 담긴 슈퍼마켓 봉지들이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목수인 크사바(30)도 이들 사이에 끼어 그날 일자리를 찾는다. 이윽고 헝가리 도급업자들이 화물차를 끌고 광장에 들어서면 하루 품삯 흥정이 시작된다. 거래는 손짓으로 이뤄지고, 크사바는 근처 건설현장으로 가는 차량에 올라탄다. 그는 하루 1만7천~3만4천원을 고향에 보낸다.

우크라이나·러시아·벨로루시를 포함한 옛소련국들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의 구직자들이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연합 회원국이 된 동유럽국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애초 유럽연합 범위가 확장될 당시, 서유럽국들은 동유럽의 값싼 노동력이 자국으로 대거 들어올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독일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실제 유입인구는 10만~15만명에 불과하다.

정작 대규모 노동력 유입 사태는 지난해 5월 유럽연합에 편입된 나라들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4~9%에 이르는 이들 나라에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태도도 긍정적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폴란드인의 3분의 2 이상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에서 일자리를 얻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폴란드인들이 꺼리는 일들을 맡아주기 때문이다. 바르샤바 공공정책연구소 유스티나 프렐라크 연구원은 “90년대 독일에서 폴란드인들이 했던 일들을 지금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찾아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이민정책개발센터의 마이클 잰들은 “폴란드에서 허가증 없이 일하는 외국인이 60만명에 이르고, 체코는 30만명, 헝가리는 최소 1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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