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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2 06:47 수정 : 2006.01.12 06:47

`관용과 인내가 넘치는 신사의 나라 전통을 되찾자'며 `존경 회복' 캠페인을 시작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1일 TV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때론 때리기도 했다"고 시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집권 3기의 핵심 목표로 내세운 존경 회복 캠페인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엉겁결에 체벌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다.

방송 진행자로부터 "당신도 아이들을 때려주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블레어 총리는 즉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였다.

진행자가 다시 "그것(체벌)이 문제가 됐느냐?"고 다그치자 블레어 총리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막내 아이는 전혀 다르게 대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블레어 총리가 이제 겨우 5살인 막내 아들 레오를 때린다는 뜻으로 해석한 진행자는 깜짝 놀라 "그 어린 아이를 때린다는 말이냐?"고 반문했고 당황한 블레어 총리는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다. 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려주는 것과 학대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4명의 아이를 두고 있으며 늦둥이 레오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10대 또는 20대이다.

블레어의 이런 발언은 부모의 체벌을 `반사회적 행동'으로 간주하는 영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은 2004년 체벌금지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가벼운 때림'만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의 몸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나면 부모는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야당들은 "블레어 총리가 스스로는 실천하지 않으면서 반사회적 행동 척결을 외치고 있다"며 "지도자는 국민에 대해 요구를 하기 이전에 먼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비난 성명을 냈다.


어린이 보호단체들은 "어린이는 모든 형태의 체벌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며 "2004년 제정된 체벌금지법을 개정해 체벌의 공포로부터 어린이들을 해방하자"고 주장했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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