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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9 11:12 수정 : 2006.01.19 11:12

(서울=연합뉴스)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면 한 면을 할애해 '황우석 교수 신화'를 전면 분석했다.

이 신문은 19일자 '논평과 분석'면에 실은 '서울의 성찰(Seoul searching) - 급속한 발전에 따른 까다로운 과학적 한계들이 있음을 한국인들이 깨닫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황우석 교수의 과학적 연구가 세계적 성과로 부각되다 하루 아침에 거짓 논란 속에 파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정리했다.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드러난 '사기'로 인해, 무엇이든 서둘러 결실을 보고자 하는 조급성과 이를 위해서는 '수완'도 불사하는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일대 각성이 일고 있다는 것이 글의 핵심 주장이다.

이 신문은, 저가 공산품을 생산하던 한국이 불과 몇 십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자리에 오르고 컴퓨터 칩과 이동전화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한데는 '빨리 빨리 문화'가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이로 인한 대가도 톡특히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가 가난한 시골 농촌에서 태어나 생명공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나는 과정 또한 한국의 급성장과 흡사했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신문은 황 교수가 어릴 적 홀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소 꼴을 베며 어렵게 자라 수의학 박사가 된 뒤 황소 '영롱이'를 복제했다거나, 그가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등 '황우석 신화'를 구성했던 사례들을 별도 항목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 신문은 황 교수가 과학자라기 보다는 언론을 다루는데 더 능숙했다고 비야냥거렸다.

황 교수의 명성이 최고조에 달했고 어느 때보다 연구에 매진했어야 했던 지난 5월 어느 공휴일 FT 기자가 취재차 그의 연구실을 찾아갔을 때, 그는 오전 내내 연구는 뒷전에 미뤄둔 채 취재진과 시간을 보냈고 기자들을 점심에 초대했다 거절당하자 못내 아쉬워했다는 것.


이 신문은 또 그의 연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직후 수염도 깎지 않은 채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TV에 등장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짚었다.

이 신문은 이어 황 교수의 연구 성과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데 대해서는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없는 현실 속에 한국 사회가 국제적 인정에 목말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박기영 보좌관을 거명하며 한국 정부가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 조작을 1912년 영국 이스트 서섹스주의 필트다운에서 발견된 선사인 유골이 후에 가짜로 판명된 사건에 비유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 과학계가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뿌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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