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4 18:59
수정 : 2006.07.14 18:59
일 금리인상으로 수출엔 ‘+’ 주식엔 ‘-’
일본의 금리 인상 조처는 당장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면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겠지만, 일본의 통화 긴축과 아시아 금융시장의 유동성 감소로 국내 주식 및 금융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일단 수출기업들은 반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온 기업들은 경합을 벌여온 일본 기업들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금리 인상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면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산업 전체적으로도 수출은 증가하는 대신 수입이 줄어들면서 일본과의 무역수지를 개선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수출기업들의 속마음이 마냥 편한 것도 아니다.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상당수 핵심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들여오는 만큼 엔화 강세가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 여파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수출 전선에 오히려 적지 않은 충격파가 전해질 수도 있다.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추가 상환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경제 전체를 고려하더라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로 아시아권 자금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가운데 일부가 빠져나가면 증시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는 일본 금리인상의 여파보다는 오히려 유가급등이라는 악재를 더 걱정하고 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일본의 금리 인상 폭이 미미해 당장은 우리 경제가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엔화 강세와 고유가 파장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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