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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4 19:07 수정 : 2006.09.04 19:07

유로화 환율강세에 ‘한몫’
달러 이탈 계속땐 금융불안

각국 외환보유고 다변화 두드러져

유로화가 최근 강세를 띠는 데는 여러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정책도 한몫을 한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유로는 지난 1일 일본 엔화에 대해 1유로=150.78엔에 거래돼 1999년 유로 출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이후에만 7엔 가량 치솟았다. 유로는 미국 달러화에도 상승세로 1유로=1.2836달러를 나타냈다. 작년 말에 견줘 8% 가량 오른 셈이다.

유로의 가치상승은 일단 유로를 통화로 쓰는 유로존 경제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호조이고,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화준비 자산으로 유로 보유 비율을 늘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보면, 외환보유고를 구성하는 통화 비중에 적잖은 변화가 있었음이 드러난다. 올해 3월말 현재 전세계 외환보유고 중 달러 형태는 66.3%로 99년에 비해 5% 포인트 떨어진 반면, 유로는 18%대에서 24.8%로 급증했다. 특히 신흥시장들의 달러 보유 비중은 2001년 말 70%에서 60.4%로 하락했다.

달러 대신 유로를 선택하는 통화당국 움직임은 올 들어 더 두드러진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6월 외화준비 자산 가운데 달러 비율을 70%에서 50%로 줄이고 유로를 20%에서 4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석유·가스 수출이 급증해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세계 최고다. 스웨덴이 7월에 달러 비중을 37%에서 20%로, 유로를 37%에서 5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일부 중동국가들이 보유 외환을 다변화할 뜻을 공표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도 분산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말 달러 하락 가능성을 지적하며, 외화 준비를 다양화해 달러 과다 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상적자가 갈수록 불어나 달러 가치가 급변할 소지가 있어서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에이 심킨은 올해 1분기에 늘어난 중국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이 34.8%로 한해 전보다 4.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다변화 전략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조용히 실행하는 나라들도 한둘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달러 이탈 정책이 속도를 내면 세계경제에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달러 가치가 하락해 자금이 대거 미국에서 빠져나오면서 금융시장 등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미국이 이를 막으려 금리인상 등의 조처를 취하면 세계경제는 불황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두뇌집단인 국제경제연구소(IIE)가 얼마전 각국 중앙은행들에 보유외환 다변화 관련 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빚어질 개연성이 낮다며 낙관하는 전문가들이 아직은 많다. 중국 등이 달러를 팔아치우면 큰 환차손을 볼 수 있으며 미 정부가 이를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경 선임기자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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