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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16 18:31 수정 : 2006.10.16 23:41

06년 10월 16일 엔화 환율 추이

일본 낮은 기준금리로 저평가
미국·유럽연합, 환율조정 압박할 듯

“지금 중국을 때리는 사람들이 곧 일본 엔화를 겨냥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얼마 전 보도했다. 엔화 약세 기조가 좀체 멈출 낌새가 없기 때문이다.

16일 원-엔 환율은 100엔=798.70원(종가 기준)으로 800원선 아래로 떨어져 8년 11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엔-달러 환율은 13일 1달러=119.67엔으로 올들어 최고치를 나타냈고, 엔-유로 환율도 1유로=149.69엔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모두 엔화 가치의 큰 폭 하락을 말해준다.

물가와 교역비중을 감안한 실질 실효환율로 봐도 엔화는 198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엔화가 달러에 견줘 12%, 유로에 견줘서는 30%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가 달러에 비해 7% 저평가돼, 엔화가 세계에서 가장 제값을 받지 못하는 통화라고 할 수 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이런 약세 기조가 조만간 반전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본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들한테는 예상밖의 호재다. 일본 주요 기업들은 4~5월에 올해 환율을 1달러=110엔, 1유로=135엔 전후로 잡았다.

하지만 상반기 평균 환율이 1달러=115.33엔, 1유로=145.96엔을 나타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과 채산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게다가 하반기 환율은 이보다 높다.


미국과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하이테크 관련 기업들일수록 재미가 쏠쏠하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달러 환율이 1엔 오르면 영업이익이 350억엔 늘어나고, 혼다는 150억엔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교역상대국들이 엔화 약세를 마냥 묵인할 리 없다. 최근 유럽 재무장관들과 장클로드 트리세 유럽중앙은행(ECB)총재 등은 엔화가 세계경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적정수준의 부담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이 나란히 환율 문제로 집중 공격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올들어 8월까지 1770억달러에 이른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나 지난 3월의 금융 양적완화 정책 해제 등을 감안하면 엔화 가치는 오르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내림세를 타는 것은 일본 기준금리가 0.25%로 여전히 미국, 유럽보다 낮고 그 여파로 싼 엔화를 빌려 다른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산유국이 보유한 외환 등이 엔 대신 달러나 유로 표시 금융상품에 투자되고, 아베 신조 총리의 새 일본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엔화 약세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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