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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7 19:08 수정 : 2006.10.27 19:08

“유로화 보유 늘어” 한마디에 달러 하락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업금융협회(CFA) 회의에서 “민간 부문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들도 (보유자산을)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이는 미국 자산에 투자가 집중됨에 따라 생기는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린스펀의 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곧바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중앙은행들이 보유 외환을 달러 일변도에서 유로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대목의 파장이 컸다. 달러 가치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유로와 일본 엔화에 대해 하루전보다 0.6%씩 떨어져, 1유로=1.2690달러, 1달러=118.39엔에 거래를 마쳤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달러=947.30원으로 하락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

물론, 이번 달러 약세는 ‘그린스펀 효과’로만 보기 어렵다.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시사 등도 중요한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이 언급한 중앙은행들의 보유외환 다변화 움직임도 이미 알려진 것으로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보면, 3월말 현재 세계 외환보유고 중 달러 형태는 66.3%로 1999년에 견줘 5% 포인트 떨어진 반면, 유로는 18%대에서 24.8%로 급증 추세다. 그런데도 그린스펀이 이런 현상에 대해 한마디하자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그린스펀은 지난 1월말 연준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직후에도 사적인 모임에서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낳은 바 있다. ‘미국 경제가 자신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띠고 시장금리가 오르는 데 기여했다.

그린스펀의 이런 영향력 행사를 두고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그린스펀이 ‘경제대통령’ 등으로 불리던 재직 당시의 영광에 젖어 전직 의장으로서 처신을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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