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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3 18:54 수정 : 2006.11.13 18:58

70년대 이후 최고성장세
원자재 가격상승 ‘후광’
취약한 내수시장은 한계

중남미 경제가 “비바(VIVA, 만세)!”를 외치고 있다. 지난해 이래 4%를 넘는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빈부 격차로 인한 취약한 내수 기반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년 연속 4% 이상 성장= 국제통화기금(IMF)은 3일 ‘연간 경제전망’에서 중남미 지역이 올해 4.75%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25%보다 0.5%포인트 높은 성장이다. 또 내년에도 4.25%의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은 “1970년대 이후 3년 단위 최고의 성장세”라고 평가했다. 1995~2003년 평균 13.2%를 치닫던 중남미의 고질병인 인플레이션도 긴축 통화정책이 먹히면서 올해 5.25%, 내년 5%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실업률도 10%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부채감소도 경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오른 탓 커= 중남미 경제상승의 젖줄은 무엇보다 석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전세계 매장량의 8.8%를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산유국이 2002년 이후 150% 이상 뛴 고유가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은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2002년 이후 평균 80% 올라 칠레, 브라질 등의 경제를 살리고 있다. 김진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공장인 세계경제가 잘 돌아가니까, 원료를 대는 국가들의 경제도 따라서 잘 굴러간다”고 말했다. 최근 부쩍 커진 소비 수요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다. 올해와 내년 중남미 성장률의 3분의 2는 개인소비가 이끌 것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3일 밝혔다.

“내수 부실 극복해야”= 하지만 고민은 이런 성장세가 지속가능하냐는 것이다. 일부는 좌파정권의 등장을 우려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경제 원리를 따를 수밖에 없고 오히려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가 정착하면서 투자자의 미래예측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성장을 뒷받침할 내수시장이 아직까지는 부실하다는 점이다. 브라질 인구가 1억8천만명에 이르지만, 소비할 수 있는 부는 분배되지 않고, 전체 인구의 40%가 아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도 빈부격차 해결을 경제성장 위협요소로 지적했다. 당연히 세계경제 흐름 등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기름값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수출의 약 85%를 미국에 의존하는 등 지나친 대미의존이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올해 3.5%, 내년 2.5%의 경기 위축이 예고되고 있다.

1차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경쟁력을 갖춘 번듯한 제품도 없다. 자본·기술·양질의 노동력 부족, 금융산업의 비효율성 등도 남은 과제다. 문남권 한국외국어대 중남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33개국에 이르는 중남미 전체를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제도적인 개선이 정착되는 단계에 왔다”면서도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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