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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그룹 회장 라탄 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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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러스’ 인수로
세계 56위 타타스틸
5대 철강기업 도약시켜
타타그룹 회장 라탄 타타“비즈니스 영웅이 역사적 승리를 거둔 뒤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인도 철강회사 타타스틸이 영국 철강회사 코러스를 131억달러(약 12조2천억원)에 인수하자,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렇게 전했다. 철강업계 세계 56위가 세계 9위를 인수해 세계 5위 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타타스틸이 속한 타타그룹을 이끌고 있는 선장이 라탄 타타(69)다. 이 신문은 그를 “한때 인도를 식민지배한 나라의 상징적 기업을 인수한 기업영웅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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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 생산 기업 순위 및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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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가 지휘하는 타타그룹은 자산 220억달러, 종업원 약 25만명의 인도 재계 서열 2위이다. 차(티)에서 통신, 화학, 철강까지 모두 96개 기업을 거느린다. 세계 54개 나라에서 사업을 벌여 120개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타타스틸, 타타컨설턴시, 타타모터스가 전체 매출의 60%, 수익의 83%를 차지한다. 또 자선재단에 수익의 일부를 쓰고, 하루 8시간 근무제도 일찌감치 도입했다. 이 때문에 <비비시>(BBC)는 “타타그룹이 수십년 동안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모두 장밋빛은 아니다. 타타스틸이 코러스를 인수한 날 타타스틸의 주가가 11% 떨어졌다. 인수 작업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들여, 큰 재정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주가가 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고,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신용등급 강등을 고려하고 있다. 철강 제품 가격이 떨어질 경우, 인수비용 만회는 2~3년보다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라탄 타타는 “장기적으로 회복은 상당히 희망적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7일 개막하는 인도항공쇼에서 F-16 전투기를 직접 몰 정도로 열정적인, 미혼의 라탄 타타.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채 75살까지 일하겠다는 그가 노익장을 더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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