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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남서부의 소도시 루드빅스하펜에는 세계 최대 화학회사인 바스프의 본사와 250개 공장, 수백개의 연구실과 기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바스프는 공장의 초과열로 다른 에너지원을 생산하는 ‘증기네트워크’를 통해 환경보호와 경비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공장들이 파이프 라인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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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에너지를 ‘증기네트워크’로 재활용
화석연료 소비 대폭 줄여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요. 신기한데요.” (미 <케미컬 앤 엔지니어링 뉴스> 홍콩지국장 제프 트렘블리)
“모든 오염 물질은 생산공정을 통해 완벽히 처리됩니다. 누출이 없으니 냄새도 없는 거죠.” (바스프 루드빅스하펜의 나프타 분해설비 담당 에릭 크리스만)
독일 남서부의 소도시 루드빅스하펜은 세계 최대 화학회사인 바스프(BASF)의 본사와 이 회사 공장 250곳이 반경 7㎢ 이내에 밀집한 유럽 최대의 산업도시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원료로 각종 원자재를 만들어내는 산업 특성 때문에 공기나 수질 오염 등에 매우 민감하다. 하지만 이 분야를 여러해 취재해온 트렘블리 지국장에게도 이 공장단지의 심장격인 스팀크래커(나프타 분해설비) 주변에서 어떤 인위적 냄새도 맡을 수 없었던 게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 이유는 오래가지 않아 드러났다. 공기와 물, 냄새, 소리에 대한 완벽한 감시시스템이 그 해답이다. 공장 바로 바깥에 위치한 바스프 환경센터의 중앙감시통제소. 이곳 직원들이 감시카메라를 통해 스팀크래커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궤적을 살피고 있었다. 센터 직원인 하스는 “연기의 궤적에 따라 냄새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업 142년째인 바스프는 20여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을 경영의 큰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강제감축을 명문화한 교토의정서에도 일찌감치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런 신념은 실제 실천으로 뒷받침됐다. 가장 돋보이는 성과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1970년대 이후 루드빅스하펜에서만 화석연료 소비량이 52%나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생산은 50%나 늘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2005년 기준으로 3년 전에 비해 10.9%나 줄었다. 애초 2012년까지 10% 줄이겠다는 약속을 단기간에 초과달성했다.
이 회사는 화석연료 소비를 줄여 환경 보호와 기업 수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무엇이 원동력일까. 위르겐 함브레히트 바스프 최고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장 가운데 어떤 곳은 열이 부족하고 어떤 곳은 열이 남아돈다. 우리는 다양한 제품의 생산 공장들을 한 곳에 밀집시켜 ‘에너지 통합’을 이뤘다.”
루드빅스하펜 공장들 주위로는 각기 다양한 크기의 파이프라인이 단단한 밧줄처럼 시설을 감싸고 있다. 한 공장의 초과 열에너지는 즉시 증기로 전환돼 ‘바스프 증기 네트워크’의 일부가 된다. 즉 초과에너지가 방출돼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신, 다른 생산 공장의 에너지원으로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되는 증기는 바스프 전 공장에서 쓰는 전기 에너지원의 75%를 충당한다. 루드빅스하펜에서만 한해 1873억원의 경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바스프에 환경보호는 첨단기술의 동의어에 다름없다. 지난 10년 동안 이 회사가 개발한 촉매 물질은 산화질소의 대기 중 방출량을 크게 줄였다. 또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새 용매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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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프의 화석연료 감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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