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청문회 추진…중, 당국 첫 개입
펫푸드(애완동물사료) 리콜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마찰이 갈수록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각) UPI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에서 펫푸드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해 빠르면 12일 농업소위원회 주관으로 이 문제가 다뤄질 움직임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중국 당국도 처음으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6일자에 따르면 식품수출 문제를 전담하는 국가질량감독검역총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내에서 최소한 15마리의 애완견과 고양이를 죽게 만든 펫푸드 제조에 중국에서 수입된 밀 단백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수입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업체는 "턱없는 소리"라고 발끈함으로써 미-중 통상 마찰로 비화할 조짐을 보여왔다. FDA의 권고에 따라 캐나다 소재 북미 최대 펫푸드 메이커인 메뉴푸드가 앞서 모두 6천만 캔과 봉지의 자사 제품을 리콜한 데 이어 중국의 같은 회사로부터 수입된 밀 단백을 넣고 애완견용 비스킷(독 비스킷)을 만들어 팔아온 미국회사 선샤인 밀스도 리콜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리콜 제품군도 100여개 브랜드로 대폭 확대되는 한편 유럽에 수출된 물량까지도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에는 퓨리나와 콜게이트 및 델몬트 등 유명 브랜드도 포함돼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리처드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은 8일 "펫푸드 대량 리콜이 심각한 문제"라면서 차제에 FDA가 펫푸드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DA는 현재 펫푸드에 대한 리콜을 메이커에 권고할 수만 있고 강제할 수는 없다. 그는 FDA가 펫푸드의 기준을 정하고 메이커 감시도 강화토록 관련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펫푸드 파문이 확산되자 중국도 적극 대응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국가질량감독검역총국 관계자는 중국 관영통신 신화에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원의 또 다른 관계자도 문제의 밀 단백에 대한 "표본 조사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역총국 관계자는 밀 단백에 함유됐다고 미국 측이 밝힌 화학성분 멜라민에 대해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주중 미 대사관 측과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어떤 조치가 취해질 것이냐는 질문에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저널은 그러나 문제의 밀 단백을 원료로 중국 내에서 만들어져 공급된 펫푸드로 인해 애완견이나 고양이가 죽거나 아팠다는 보고가 접수된 것이 없다는 점을 중국 관계자들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FD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15건의 사망 외에 수 천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멜라민 성분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신장 질환으로 사망한 개나 고양이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FDA는 문제의 멜라민 성분이 신장 질환을 일으켰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뭔가 분명히 잘못된 것만은 틀림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저널은 문제의 밀 단백을 미국 등에 수출한 중국기업 '쉬저우 안잉 생명공학개발회사'가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밀 단백을 매입해 단순히 수출해왔다고 밝혔다면서 따라서 펫푸드 파문이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회사가 한해 수출하는 밀 단백이 1만t이 넘는데 반해 미국에 선적된 물량은 873t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펫푸드 오염이 실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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