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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09 21:11 수정 : 2007.04.09 21:11

미국 최고경영자 보수 총액 최상위자 현황

미 의회 등 ‘보수 감독·감시’ 움직임 활발
2005년 평균 1350만달러…일반인 500배


9138만 달러(852억원). 미국 금융회사 메릴린치의 최고경영자 스탠리 오닐이 지난해 받은 보수 총액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최고경영자의 몸값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자본주의의 본고장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단적으로, 최고경영자 보수 책정 등에 대한 주주 제안은 지난달 말 현재 266건이 제출돼, 지난해보다 거의 2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실적이 나쁜데도 천문학적 보수를 챙기는 최고경영자들이 주요 공격대상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2위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최고경영자 앨런 멀럴리는 지난 9월~12월 넉달동안만 3910만달러(364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연봉뿐 아니라, 퇴직수당 지불보증 고용계약, 각종 세금혜택, 주식 옵션, 연금 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이른바 ‘보수에 대한 발언권’이라 불리는 법안을 지난달 28일 통과시키고, 전체 표결로 넘겼다.

의회를 통과하면, 주주들은 상징적이지만 1년에 한번 최고경영자의 보수에 관한 자문 투표를 할 수 있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고경영자의 각종 특전도 기존에 5만달러 이상만 공시하도록 했지만, 올해부터 1만달러 이상으로 강화했다.

최고경영자의 보수에 대한 불만은 보수 상승과 함께 높아졌다.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2005년 미국 최고경영자의 평균 보수는 1350만 달러로, 2004년보다 16% 늘어났다. 2003년을 기준으로, 최고경영자는 일반 노동자보다 평균 500배나 많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 1991년 140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 1월 말 “최고 경영자의 보수는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얼마나 향상시켰는지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 보수 통제 움직임은 최근 정치환경과 맞물려 거세지고 있다. 미국 의회의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대통령 선거가 닥치면서 일반 주주들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보수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의식도 퍼지고 있다. 이미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는 최고경영자 보수 등에 대해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는 게 보편적이다. 주주권리운동을 펴고 있는 하버드대의 루시안 벱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고액연봉은) 이사회가 주주들로부터 지나치게 동떨어지고, 주주들의 권리가 약화된 탓이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고경영자 보수에 대한 감시의 눈길이 커지면서, 지나친 간섭이라는 반발도 있지만 기업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각종 옵션도 성과와 연동되도록 바꾸고, 새 경영자를 고용하면서도 계약조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제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불룩한 보수다발을 숨길 곳이 없다”며 “지금의 분위기로는 (최고경영자 보수를 제한하기 위한) 어떤 조처도 가능한 상황이다”는 분석을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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