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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30 17:35 수정 : 2007.04.30 19:50

미국 기존주책 판매(연율) 추이

미 주택경기 침체 지속에 모기지론 업계 비상대책
고객 주택 압류 막아주기 안간힘

미국에서 1990년대 초 이후 최악의 주택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 업계가 대책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최근 미국에선 모기지론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 상환을 제때에 하지 못하고, 저당으로 잡힌 집을 압류당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부터 모기지론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상환능력을 초과해 돈을 빌린 사람들은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주택값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집을 산 사람들도 집값 하락으로 인해 집을 팔아도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는 처지다.

잇따르는 압류사태로 집 소유주는 물론 모기지론 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출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뿐아니라, 주택 재판매 및 유지관리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또 특정 지역에 압류가 집중돼, 해당 지역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는 악순환도 빚어진다.

이에 따라 모기지론 업계는 대출자의 월 상환액을 줄이거나 이자율을 낮춰주고 있다. 모기지론 업체인 패니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이 낮은 비우량 고객에 대한 고금리 주택구입자금대출) 이용자 약 150만명이 리파이낸싱(저금리 대출로 재융자)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다른 모기지론 업체 프레디맥은 신용도가 낮은 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새로운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른 대형 모기지론 업체인 워싱톤 뮤츄얼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20억 달러를 리파이낸싱해, 주택 압류를 막을 계획이다.

일부 업체는 비영리 단체와 주택 보유자를 돕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을 예정이다. 모기지은행협회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주택압류 예방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또 주택 보유자 무료상담을 위한 핫라인도 설치할 예정이다. 정치권과 비영리단체는 모기지론 업계에 압력을 행사하면서, 이런 대책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모기지론 업체 패니매 최고경영자 리차드 시론은 “각종 대책으로 주택압류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의 본질은 주택경기가 회복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월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전월과 비교해 8.4%가 줄어들어, 18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스탠다드 앤 푸어스/케이스-실러 지수를 보면, 2월 주택가격이 15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 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올해 주택가격이 상승은 커녕, 40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0.7%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는 “모기지론 업계가 내놓는 각종 대책들은 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지금의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며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26일 평가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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