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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4 18:03 수정 : 2007.05.04 21:20

노르웨이 정부 연금펀드 규모

정부 차원 첫 윤리투자
3천억달러 연금펀드 운용원칙

노르웨이 정부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회사 디아르디골드에 대한 ‘정부 연금펀드’투자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 업체 자회사의 뉴기니 광산이 맹독물질인 비소와 수은, 납이 들어간 금속물질 481t을 날마다 강에 버린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틴 헬보르센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중대한 환경 피해를 일으키는 디아르디 같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미 지난 1월 이 회사 주식 6억5500만달러(약 6075억원)어치를 팔아버렸다. 디아르디골드는 자회사가 한 일일 뿐이라는 견해를 보였지만 노르웨이 정부의 원칙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보스턴글로브>는 보도했다.

인구 450만명의 노르웨이 정부가 운영하는 연금펀드가 사회적 책임투자의 위력을 과시하며 세계 거대기업들을 떨게 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석유 수입을 적립하려고 1996년 연금펀드를 출범시킨 노르웨이는 2004년 윤리위원회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책임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월마트에서 투자금 4억달러를 회수해 파장을 일으켰다.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공급 기업들의 제3세계 아동노동 착취를 방치했다는 게 ‘죄목’이다. 투자 회피 기준으로 △중대한 인권 침해 △총체적 부패 △중대한 환경 피해를 제시한 노르웨이는 이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등을 지목하고 주식을 매각했다. 핵미사일과 집속탄, 대륙간탄도탄 등을 만드는 업체들이다.

노르웨이 정부 연금펀드 투자 회피 업체들
노르웨이는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책임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오슬로평화협정, 대인지뢰금지협약을 주도한 인도주의 국가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 노르웨이는 나라로는 미얀마를 첫 투자 회피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큰 업체도 블랙리스트에 올려 책임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에 제한이 생겼지만, 지난해 수익률은 7.9%로 목표를 웃돌았다. 세계 3위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의 연금펀드 규모는 3천억달러를 넘겼고, 2010년에는 5천억달러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국민 1인당 11만달러가 된다. 투자금의 50%는 유럽으로, 30%는 미국으로 향한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주요 투자자를 잃고 불명예도 얻는 이중 타격을 입게 된다. 그 대상으로 선정된 21곳 중 12곳이 미국 기업인 점에 대해, 벤슨 휘트니 노르웨이 주재 미국대사는 “본질적으로 민족주의적 차원의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며 반미 성향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헬보르센 장관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기업 (주식) 소유는 영향력 발휘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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