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0 22:47
수정 : 2007.05.1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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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세계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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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인도시장 진출 등 공세 강화
영세상 몰락·노동권 침해 우려 목소리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가 인도 등 아시아 나라에서 공격적 확장에 나서면서 영세 소매업자 몰락과 노동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인도 언론들은 최근 월마트가 바르티그룹과 합작해 2008년에 인도에 진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5~7년 동안 75개 도시에 매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장하는 인도 시장 상륙을 위해 월마트는 인도산 제품을 90% 이상 판매하고, 현지 합작사 상호를 쓰겠다며 ‘양보안’까지 제시했다.
현지 언론인 〈네트워크매거진〉은 인도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주요업종인 소매업의 시장규모는 3천억달러(약 277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소매업은 2015년에는 637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체인점으로 조직화된 소매점의 비율은 2~3%에 그친다.
소매업의 비중이 워낙 커 정치권과 유통업계에서는 가난한 상인들의 생존기반이 무너진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온다. 한‘반 월마트’ 활동가는 〈로이터〉 통신 회견에서 “월마트는 이 나라를 망치고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권 연정의 소냐 간디 의장도 소매상인들의 충격을 우려하는 서한을 만모한 싱 총리한테 보냈다. 월마트의 인도 침투는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는 외국 유통업체의 진출을 금지한 법률을 교묘히 피해가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타이에선 군부가 주도하는 정부가 월마트 등을 의식해 외국계 유통업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8일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타이 정부는 영국계인 테스코와 프랑스계인 까르푸가 진출한 지 10여년 만에 소매점 10만곳이 문을 닫았다며, 투자 제한과 감시기구 설립, 처벌 강화로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신장률은 미국에서 8%에 그쳤지만 국외에서는 30%나 됐다. 월마트로서는 두드러진 경제성장을 보이는 아시아 시장이 탐날 수밖에 없다. 월마트는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중국에서도 5년간 15만명을 추가고용해 공세적으로 나가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대만계 업체 점포들을 10억달러에 인수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2002년 진출한 일본에서는 내리 적자를 보고 있지만, 초기에 6.1%이던 합작법인 지분율을 53%로 높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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