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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까이 세대는 은퇴를 맞고 있으나, 경험 있는 노동력 재활용 차원에서 다시 전 직장에 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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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령자 경험 중시 50~60대 채용기업 ‘부쩍’
‘베이비붐 세대’ 은퇴 맞물려 차별폐지 새 흐름
미국 애틀랜타에 자리잡은 컨설팅업체 ‘캘러웨이 파트너스’에는 50~60대의 사원들이 적지 않다. 경영진이 고령자 채용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토니 리치는 “50살이 넘는 고령 직원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책임감도 젊은이들보다 강해 컨설팅에 적격”이라며 “회사는 이들에게 신기술을 소개하며 업무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용품 전문 할인점 ‘스테이플스’는 지난해부터 50살 이상 직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 이들이 젊은이들보다 손님들과 소통을 즐기고, 그 결과 고객 만족도 역시 높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60대 초반의 매장 직원 캐럴 데미르잔은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것이 즐겁다”며 “회사는 처음 복사만 하던 나에게 제본과 컴퓨터를 사용한 디지털 프린팅 등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50살이 넘는 직원들에게 퇴직을 권유하는 대신,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나이 차별 없는 일터’가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런 추세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직결돼 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300여만명이 50대에 진입하지만, 이들의 70%가 ‘이전 세대보다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기업들 역시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자연스레 직원을 내보내던 관습을 재고하고 있다. 고령자 취업 전문포털 ‘리타이어먼트잡스닷컴’이 지난 1월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일터에서 나이 차별이 줄어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고용주가 36%에 이르렀다. 고용 전문 업체인 ‘맨파워’의 멜라니 홈스 부사장은 “유능한 인재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던 기업들이 고령 직원이라는 미개척 분야를 발견하고 있다”며 “나이 든 직원들은 의료보험비 등이 더 들지만 낮은 결근율과 높은 책임감, 정서적 성숙함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나이 차별 폐지는 전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지난해 10월 발효된 ‘고용평등법’은 채용에서 해고까지 나이를 이유로 한 어떤 종류의 차별도 금지하고, 정년 기준인 65살 이후에도 일하려는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내년부터 ‘65살 정년’ 자체가 없어진다.
다음달 발간되는 책 <앙코르: 인생의 나머지 절반에 중요한 일 찾기>의 저자 마크 프리드먼은 “우리는 노동에 대한 윤리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과거의 꿈이 노동으로부터의 자유였다면, 이제 우리의 꿈은 노동하기 위한 자유의 쟁취”라고 지적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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