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21 18:00
수정 : 2007.05.21 18:00
18만가구 태양열 풍력 이용 전기 자체생산
미국 중서부 오리건주의 쓰리리버스 마을에는 전신주도, 땅속에 묻은 전선도 없다. 지붕 위에 놓인 태양열 판넬과 언덕 곳곳에 보이는 풍력발전용 터빈이 이 마을 250가구의 유일한 전력 공급원이다.
이곳은 미국에서 18만 가구를 헤아리는 ‘자가발전 커뮤니티’, 즉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끌어오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사회 가운데 하나다. <에이피> 통신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뉴저지, 위스콘신 등 미국 전역에서 자가발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자가발전 가구의 80~85%는 태양열 발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패널과 축전지 등으로 구성된 태양열 발전 세트의 값은 2만5천달러(약 2300만원)로 여전히 비싸다. 또 비가 올 때에 대비해 풍력과 석유 발전기 등 보조 발전 시설도 갖춰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일조량이 풍부한 동시에 주민들의 환경 보호 의식이 높은 캘리포니아 지역이 미국 자가발전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전기값이 오르고 주정부의 세제 혜택도 늘어나며 경제성은 서서히 개선되는 추이다.
석유값이 싼 텍사스 등에서도 자가발전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연방정부로부터 독립’을 중요시하는 미국인 특유의 자립심과 개척정신과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가발전 예찬자’들이 드는 혜택은 그밖에도 다양하다. 쓰리리버스의 주민인 게리 스위트는 “전선과 함께 가로등이 들어오면 밤하늘의 별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골의 개인들만 자가발전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 커뮤니티 칼리지는 내년 초부터 도시 11곳에 자리잡은 대학 캠퍼스 모두를 태양열 자가발전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 쪽은 시설내 에너지 절약을 동시에 실행해 2년 안에 투자액 전액을 환수할 방침이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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