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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클래스 철도업체들의 화물운송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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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폭등에 항공·트럭 휘청…기차 화물수송 최대치
버핏·아이칸 등 앞다퉈 주식매입…주가 20% 이상↑
앞서가는 투자 감각을 자랑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과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더듬이가 ‘흘러간’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서부개척의 한 상징이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쇠락한 산업의 본보기가 된 철도산업이 그 주인공이다.버크셔헤서웨이는 지난 4월까지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의 주식 11%를 사들여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됐다. 버핏의 투자회사는 또 미국 최대 철도회사인 유니온퍼시픽과 노포크서던의 10대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칸은 시에스엑스 주식 1억22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2004년부터 철도주에 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본 수억달러대의 펀드 운용자는 “당시 모두 우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우리 고객의 거의 전부가 (철도회사) 벌링턴 주식을 갖고 있는데, 다들 좋아서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거물 투자가들의 전대를 풀게 만든 철도주의 활약은 눈부시다. 올해 유니온퍼시픽의 주가는 24%, 시에스엑스는 26% 뛰었다. 2003년 3월 이후 에스앤피(S&P)500 철도지수는 3배로 불었다. 에스앤피500지수 전체 상승률보다 두 배 빠르다. 40~50년 전 트럭 운송에 뒤처진 데 이어 국내선 항공망 발달에 치이고 시설투자 부족에 시달려, 1인당 이용 거리가 일본의 7.3%밖에 안되는 미국 철도산업이 돌연 부활한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 이런 ‘철도 르네상스’의 일등공신으로 고유가를 꼽았다. 지난해 미국내 화물운송의 69%를 차지한 트럭 운송이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대는 사이에 연료비용 면에서 트럭의 3배 효율을 보이는 철도가 상대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철도 화물 운송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도 철도 화물이 지난 10년간 70% 가까이 늘었다. 버핏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비싸진 기름값이 철도를 트럭보다 경쟁력있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은 화물 구성 면에서도 철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석유를 대체하는 석탄 수요가 늘면서, 철도 화물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석탄 운반이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4배 증가한 중국 상품 수입은 서부에서 내륙으로 향하는 화물의 양을 늘렸다.
투자업체 베어스턴스의 에드워드 울프는 “40년 전 트럭에 밀린 철도가 앞으로 10년간 잃어버린 몫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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