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6.27 18:25 수정 : 2007.06.28 11:44

코빅타 가스전

베네수엘라·러시아, 외국기업 지분 축소
엑손모빌 등 이익급감에 ‘철수 여부’ 고심

‘‘보따리를 싸야 하나, 남아서 떡고물이라도 챙겨야 하나.’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제2의 ‘자원민족주의’ 파고에 세계 석유메이저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해당국 정부 요구대로 개발권 지분을 줄이자니 이익이 별로일 것 같고, 깨끗이 포기하고 떠나자니 아쉬움이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6일 셰브론(미국), 비피(영국), 토탈(프랑스), 스타토일(노르웨이)의 오리노코 유전지대 개발권 지분 인수식을 열었다. 이로써 국영 베네수엘라석유의 4개 유전 평균 지분율은 78%로 올라가고, 서유럽 업체들 지분은 9.7~30.3%로 줄었다. 이날은 자원 국유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정부가 6개 석유메이저한테 지분 축소를 받아들이든지 떠나든지 택일하라며 준 시간이 끝나는 날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미국의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지분 축소를 거부해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할 방침을 내비쳤다.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엑손모빌 등은 사업에서 손을 뗐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코노코필립스는 다른 가스전에도 투자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엑손모빌은 사할린광구 가스전에서도 러시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사할린광구 독자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스프롬 쪽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사할린 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2위 업체 비피는 러시아 업체와 함께 차린 합작회사가 보유한 시베리아 코빅타 가스전 지분 63%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에 넘기기로 지난 22일 합의했다. 비피는 매각대금이 7억~9억달러(약 6500억~8300억원)이며, 일부 지분을 되살 수 있고 가스프롬과 함께 다른 사업에 공동투자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비피가 러시아 정부의 압박에 헐값에 지분을 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1970년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자원 국유화를 방불케 하는 이런 움직임은 석유메이저들의 개발권 포기 대가를 놓고도 시비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 석유메이저들이 국제 중재로 돈을 받아내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승강이가 벌어지면 국유화 실시국 자산 압류 등의 마찰이 벌어질 수도 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기업의 베네수엘라 철수와 관련해 “공정한 보상으로 국제적 의무를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