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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하루 석유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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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엔 1일 소비 9500만배럴 돌파, 초고유가 가능성
수입국 속내 대변…오펙 압박용 측면도
세계가 5년 안에 석유 공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이 나왔다.국제에너지기구는 9일 중기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석유시장 수급이 5년 안에 아주 빡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천연가스시장도 2010년께 수급 불안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구는 지난 2월 2.0%로 전망한 연평균 수요 증가율을 2.2%로 올려잡았다. 올해 하루 8610만배럴인 석유 수요가 2012년에 958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미국의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세계경제 성장률이 연평균 4.5%를 유지하면 이런 수준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바이오연료는 2012년까지 하루 생산이 2006년의 두 배가 넘는 175만배럴로 늘겠지만, 에너지 공급 불안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를 넘어, 지난해 여름에 이어 세계경제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우는 가운데 나온 이번 보고서는 ‘초고유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가 내놓은 보고서 가운데 가장 어두운 내용을 담은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평가했다. 이 기구의 로렌스 이글스 석유시장국장은 “우리의 분석 결과는 아주 심각한 것”이라며 “무엇이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석유수출국기구(오펙) 비회원국들의 연간 증산 능력은 수요 증가율의 절반도 안되는 1%에 그쳐, 석유 수입국들의 오펙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해와 멕시코의 석유 생산은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고, 새 유전지대인 러시아 극동의 개발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영국의 원유 생산은 현재의 하루 170만배럴에서 2012년에는 100만배럴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오펙 회원국들이 현재 3130만배럴인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12년까지 3620만배럴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국제에너지기구는 촉구했다. 그렇게 되면 오펙 회원국들의 증산 여력은 현재 세계 수요의 2.9%에서 “최소 수준”인 1.6%로 떨어지게 된다.
석유 수입국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의 이런 전망과 견해는 오펙을 상대로 증산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보고서는 산유국들이 고유가에 안주해 석유 증산을 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원국들 가운데 10개국이 감산에 들어간 오펙은 증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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