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 모기지 수십억달러 편입
중국, 부동산 거품 억제 '특단의 대책 입안중'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사태가 국제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잘 나가는' 중국 경제도 여파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미국발 신용위기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중국은행도 상장기업 투자규정을 들어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은 중국 은행권의 투자규모가 상당부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은행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를 부른 미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고가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부동산시장을 직접 겨냥한 무게감있는 특단의 대책을 입안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증권시장은 미국발 신용위기의 여파로 상하이종합지수가 6일 연속 상승행진을 마무리하고 10일 소폭 조정을 받았으나 그 폭은 0.1%로 미미했으며 선전성분지수는 2.14% 하락했다.
◇중국 금융시장 타격받나
중국은행 대변인 왕자오원(王兆文)은 지난 8일 중국은행을 비롯한 중국 국내은행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관련 보도는 정확하지 않으며 실제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여파가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중국은행은 이달 하순에 발표 예정인 상반기 영업보고서에 관련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중국 언론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장 투자규모가 큰 중국은행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언론들은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모기지 투자 규모가 15-20억달러, 공상은행은 10억달러 정도, 건설은행은 3억달러 내외일 것으로 밝혔지만 중국은행은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중국에서 해외투자가 가장 많은 6대 은행은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초상은행, 중신실업은행 등으로 대부분 투자가 미국을 향하고 있다. 지난 2006년말 현재 이들 6대 은행의 달러화 표시 해외증권투자는 1조2천696억위안(152조원)으로 이중 중국은행이 7천31억위안을 차지해 전체의 37.4%를 차지했다. 이들 6대 은행의 전체 외화자산투자는 1조6천603억위안으로 이중 중국은행이 1조42억위안으로 53.4%를 차지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미국의 신용위기로 인한 여파가 중국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문제 없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거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중국 부동산시장이 '앗 뜨거라'하는 모습이다. '9.11' 이후 미국은 경제를 촉진하기 위해 연속해서 13차례나 금리를 인하해 부동산시장이 급팽창했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2003-2006년에 50%나 올랐다. 부동산가격이 계속 오르자 수입이 낮고 신용도가 높지 않은 사람들도 너나없이 은행으로 달려갔고 은행은 높은 이자율의 유혹에 대출의 문턱을 낮추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시장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세계적인 과잉유동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믿은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자산으로 편입시켰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이런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지난해말부터 미국의 부동산시장에 변화가 왔고 지난해 3.4분기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부동산가격은 10% 이상 하락했다.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국제 금융위기의 핵으로 등장했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며 어디에서나 가격상승폭을 얘기하고 있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동산시장 침체도 사전에 이렇다할만한 조짐이 없이 갑자기 왔던 것처럼 시장이 한번 신뢰를 잃으며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대도시 뿐 아니라 현급, 소도시도 부동산가격이 이미 상승을 시작했지만 공실률도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부동산시장에 얼마나 거품이 있는지는 아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품이든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기 마련이라며 가격하락에 대비해야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었으며 지난해이후 5차례 금리를 올린 것도 부동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세계적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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