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16 00:10
수정 : 2007.08.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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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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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확산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엔-달러 환율이 지난 6월 이후 계속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중반부터 하락 속도는 가파라져 14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8.26엔까지 떨어졌다. 5개월만에 최저치다. 연중 고점이었던 6월25일의 123.84엔과 견줘 5엔 이상 하락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악화되면서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낮은 금리의 엔화는 헤지펀드 등에 풍부한 유동성 공급원이었다. 이들은 선물시장에서 엔화를 매도해 조달한 외화로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최근 신용 경색 여파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엔화 수요가 줄었고, 외환시장에서 엔화 매도 물량이 감소하면서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3일 열리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회의가 엔화 움직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점을 들어 이번에는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경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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