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뉴욕증시 동반 급반등, 치솟던 달러가치도 하락 반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현지시각) 전격 재할인율 인하 조치를 단행한 이후 유럽과 뉴욕증시가 동반 급반등한 데 이어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달러가치도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FRB가 중앙은행이 일반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기존의 6.25%에서 5.75%로 0.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데다 이 같은 조치를 시장참여자들이 예상치 못하게 기습적으로 단행함으로써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요를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이번 조치는 시장참여자들에게 금리인하 조치를 앞두고 나온 선제적인 시장안정 조치로 그리고 금융시장 주변에 드리우고 있던 먹구름이 일시에 걷힐 것임을 알리는 전조로 받아들여지면서 폭락을 일순간에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급등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캐프록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자비스는 "이번 조치는 FRB의 기존 경제적 관점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신용경색 위기에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금융시장에 던져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증시는 이날 등락이 엇갈리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FRB가 최근 잇따른 긴급 유동성 지원에 이어 재할인율까지 대폭 인하해 유동성 공급을 더욱 확대하기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 안도감이 확산되며 급반등세로 바뀌었다. 전날 6,000선 이하로 주저앉았던 런던 FTSE 100 지수는 이날 3.50% 올라 6,064.2로 거래를 마쳤다. FTSE 100 지수는 전날 이라크 전쟁 직전인 2003년 3월12일 이래 최대 낙폭인 4.10% 급락해 5858.90으로 거래를 마쳤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 지수는 1.49% 상승한 7,328.29포인트,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는 1.86% 상승한 5,363.63포인트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증시도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급등해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의 펀드 동결 파장으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9일 이후 7거래일만에 처음 상승해 13,000선을 회복했다.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233.30포인트(1.82%) 오른 13,079.08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53.96포인트(2.20%) 오른 2,505.03을 기록하며 2,500선을 회복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4.67포인트(2.46%) 상승한 1,445.94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개장전 전격적으로 발표된 FRB의 재할인율 인하 소식에 급등세로 출발해 다우지수가 한때 300포인트 넘게 치솟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에서 안전자산인 `달러매수 러시'가 일어나면서 가치가 치솟았던 미 달러도 유로화 등 주요국가들 통화에 대해 이날 처음으로 하락세로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화 대비 달러환율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의 1.3426달러보다 0.5% 떨어진 1.3491달러에 거래됐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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