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05 21:27
수정 : 2007.09.05 21:27
|
세계경제 전망
|
“주택경기 악화로 소비 줄어 성장 타격” 비관론 고개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세계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중앙은행들의 개입으로 전면적 공황(패닉)은 피할 수 있겠지만 “세계경제의 충격파는 심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고경영자 조셉 액커만도 며칠 전 “세계 경제성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제금융시장이 한창 요동칠 때도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금융 부문은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해도, 실물 부문은 별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미국 이외 나라들의 경제가 원체 좋아 미국 경제가 위축돼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논지였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데도 이처럼 실물 부문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분기(4~6월) 성장률이 4.0%로 높게 나왔지만 기업들의 재고 확대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3분기 이후에는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택경기 침체가 심상치 않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번지기 전에도 내림세였던 미국 주택경기는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호전되기 어렵다. 이는 민간소비를 더 위축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이 안 좋으면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 성장률이 2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수입수요 등이 줄어 미국 이외 나라들도 결국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이미 몇몇 대형 은행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신흥시장 국가들은 이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외환보유고와 경상흑자가 많아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세계경제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더 많다.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얼마 전 실물 부문에 나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지만 세계경제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낙관한 게 대표적이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