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만에 첫 인하조치, 금융시장 불안심리 진정나서
버냉키, 시장압력 굴복 인플레 위험초래 비판 불가피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인하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서브 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4.75%로 0.50%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RB는 또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대출해주는 이자율인 재할인율도 0.50%포인트 인하해 5.25%로 낮췄다.
이번 금리 및 재할인율 인하 결정은 지난 2003년 6월25일 1.25%에서 1.0%로 금리를 내린 이후 4년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서브 프라임모기지 시장에 대한 불신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지출에까지 영향을 줘 경제 전체의 침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또 FRB가 금융시장의 혼란스런 모습이 소비심리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경제침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 및 가속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시장의 압력에 굴복, 잘못된 투자를 용인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용인함으로써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높였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FRB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신용시장 경색이 주택시장의 조정강도를 높이고 경제성장을 전반적으로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늘의 조치(금리와 재할인율 인하)는 금융시장의 붕괴로 야기될 수 있는 경제 전반에 걸친 부정적 효과를 차단하고 시간을 두고 완만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FRB는 "지난 8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금융시장의 진전상황은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워왔다"고 지적하면서 "위원회는 이로 인한 영향과 경제전망과 관련된 다른 진전상황을 지속적으로 분석, 물가안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RB는 그동안 최대의 정책목표를 삼아왔던 인플레이션 억제와 관련,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이 올해들어 완만하게 개선돼왔지만 몇 가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위험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의 진전상황을 계속해서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기금금리는 지난 2004년 6월30일 1.0%에서 1.25%로 0.25% 포인트 인상된 것을 시작으로 2년 동안 17차례 걸쳐 올라, 2006년 6월29일 5.25%까지 상승했으며 이후 지난 8월7일까지 9차례 걸쳐 1년 넘게 동결조치가 이뤄졌었다. 이에 앞서 FRB는 서브 프라임모기지 부실 충격이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지난 8월17일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0.50% 포인트 내린 바 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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