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0.10 20:26
수정 : 2007.10.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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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로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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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쟁력 약화 대책 모색…19일 G7회의 시선집중
유로화를 공식 화폐로 쓰는 유로존(eurozone)은 미국 달러화 약세가 마뜩찮다. 달러 약세가 유로 강세를 뜻하고, 이는 유로존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는 달러에 견줘 8월 중순 이후에만 5% 가까이 추가 절상됐다. 지난 며칠 달러 약세가 약간 주춤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13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8일 달러 약세에 대한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났다. 유로 재무장관들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으나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미국 정부에서 재확인한 것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 약세가 못마땅하다는 점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로존을 거들고 나섰다. 이달 말 물러나는 라토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2~3년 전에는 달러가 확실히 고평가돼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 잣대로 볼 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라토 총재는 달러 약세가 세계경제의 불균형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앞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수상 등은 유로 강세(달러 약세)가 유럽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로 미뤄 달러 약세가 오는 19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에서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 강세는 유로존의 대미 무역흑자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1~7월 유로존의 대미 흑자는 306억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4억유로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2분기 수출이 11%나 늘어나 상반기 무역적자(4050억달러)가 전년 동기 대비 140억달러 감소했다고 전했다.
유로존이 달러 약세에 불만을 나타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당분간 유로존의 부담이 덜어질 것 같지도 않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거의 없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전망도 없기 때문이다. 주요 7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달러 약세를 두고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빚어진다면 세계경제에 난기류를 조성할 수 있어, 이번 회의에 더 관심이 쏠린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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