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우려 지속..터키-이라크 긴장 공급 차질 우려
OPEC, 수요 증가에도 생산 감소 예상
국제유가가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 부족 등의 우려가 커지면서 사상 최초로 배럴당 86달러 선을 넘어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2.44달러 오른 배럴당 86.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에 배럴당 86.22달러까지 치솟아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5일 연속 상승했다.
WTI는 장중에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85달러 선을 돌파한데 이어 86달러 선도 넘어섬에 따라 배럴당 9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날 유가는 인플레를 감안한 가격 면에서도 지난 1981년 3월에 기록한 84.73달러(당시 가격 37.48달러를 현재 달러화 가치로 조정한 가격)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날 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가 국제적인 원유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 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아 공급 부족 우려를 자극했고 쿠르드 반군 소탕을 둘러싼 터키와 이라크 간의 갈등 고조 등도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를 복합적으로 가중시킨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의회에 쿠르드 반군 소탕을 위해 북부 이라크에 진격하는 것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 세계 3대 유전지대인 이곳의 정정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이런 가운데 OPEC는 지난달 11월1일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키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비 OPEC 산유국들이 당초 예상보다 4분기에 하루 11만배럴을 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반면 4분기 원유 수요는 작년보다 하루 10만배럴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OPEC는 예상했다.
터키의 군사 공격 위협과 OPEC의 이런 예상은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미 에너지부가 지난주 발표한 전주의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외로 감소한 상황에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고 달러화의 약세 역시 유가 강세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달러화의 약세를 감안할 때 원유 등 상품에 대한 투자 선호현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 내년에는 100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로퍼시픽 캐피털증권 다리엔의 피터 쉬프 최고경영자는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90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는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약세로 향후 2~3년 뒤에는 유가가 배럴당 150~200달러에 달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주 종가에 비해 2.24달러(2.8%) 오른 배럴당 82.87달러를 기록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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