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어닝쇼크’ 주가 급락…서브프라임발 경기침체 현실로?
‘금리인하→달러 약세→유가 급등’ 불안 고리 형성
“단기충격-추세전환” 엇갈린 전망속 널뛰기 심할듯 미국 주가가 급락하고 국제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뚜렷해지면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8월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다시 불안해지는 국제금융시장=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블랙먼데이’ 20주년을 맞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전날보다 366.94포인트(2.64%)나 급락하고 나스닥지수도 2.65%나 하락했다. 다우지수 하락폭은 서브프라임 충격이 있었던 지난 8월9일 하락폭(387.18) 이후 2개월 여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주가 급락은 전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이어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은행이 6년 만에 분기 순이익이 감소하고, 세계 최대의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의 실적이 예상에 못미치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기업 실적 및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해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또 달러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다시 하락하고 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등(수익률 하락)하고 있다. 미국 달러 가치는 지난 19일 유로에 대해 1.4319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물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0.44%포인트 하락한 3.78%를 나타내 2005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지난 여름 신용경색 이후 주가 폭락에 대한 우려가 좋지 않은 경기지표와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다시 촉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에 92%나 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달러 약세는 다시 유가 상승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원유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생산국들은 이를 만회하고자 가격을 올리게 된다. 이런 상황인 만큼 미국의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상승 추세를 보여온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달러 가치 급락 소식에 같은 날 장중 배럴당 90.02달러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1.08달러 떨어진 88.54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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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8월과 달리 지금은 유동성·경기·인플레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상황이 더 좋지 않다”며 “이번에는 천천히 주식시장이 사그러드는 지루한 하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800선이 1차 지지선이고 앞으로 얼마나 더 하락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락, 윤은숙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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