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침체 우려…투자심리 악화 1903 마감
아시아 동반추락…중 긴축·고유가 불안 겹쳐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미국 증시의 급락과 고유가 등 불안한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아 동반 추락했다.2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6.29(3.36%)나 떨어진 1903.81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전날보다 4.8%나 폭락해 1875선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기관들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하락 폭을 줄여 간신히 1900선을 지켰다.
과열 논란이 불붙었던 중국 증시도 긴축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59% 떨어졌으며,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의 상장 기업으로 구성된 홍콩 항셍 H지수도 각각 3.70%, 4.63% 급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각각 2.61%, 2.24% 떨어졌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은 지난 주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여파로 미국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고공 행진하는 유가 동향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날 코스피의 낙폭과 하락률은 8월16일 이후 두달여 만에 가장 가파른 것이다. 외국인은 1300억원대를 순매도하면서, 7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보였다. 이에 맞서 기관이 1500억원대를 사들이면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개인도 1000억원대를 팔아치우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 관련 내수 대형주는 선방했지만, 중국 관련 수혜주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단기 급등과 고유가라는 부담으로 해운주가 6.74% 내리면서 나흘 연속 하락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하락은 경제 펀더멘탈(기초여건) 훼손에 따른 것이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하락은 경제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보다는 그동안의 급등 부담을 덜어내려는 움직임도 작용한 것 같다”며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올해 말까지는 이런 가격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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