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원유재고 감소.달러화 약세 지속시 유가 상승 불가피
국제유가가 배럴당 96달러 근처까지 오름에 따라 100달러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유시장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주에도 유가가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어 유가가 이번 주에 100달러를 넘어설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95.93달러에 거래를 마쳐 100달러에 불과 4달러 정도를 남겨 놓은 선까지 도달했다. 지난달 31일 WTI 가격이 4.15달러나 오르기도 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만에도 100달러를 넘을 수 있는 수준까지 유가가 도달한 셈이다. WTI는 지난주에만 4.4%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55%, 1년 전과 비교하면 65%나 상승했다. 미 달러화 가치의 계속된 추락으로 원유 등 상품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으로 감소하고 고용은 예상 외로 크게 늘어나 석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유가의 움직임 공급 부족이나 수요 증가 예상을 자극할 만한 조그만 힌트만 보여도 이를 상승세 쪽으로 즉각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데 비중을 두고 있어 유가 100달러 시대가 곧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일 35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인 21명이 이번 주에 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유가가 이번 주에 하락할 것으로 본 전문가는 29%에 그쳤고 나머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은 기본적으로 공급 부족에 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난방유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겨울철에 들어가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충분히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는 셈이다. 지난달 31일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전주의 미 원유재고가 그 전주보다 389만배럴 감소한 3억1천270만배럴로 집계돼 예상 밖으로 감소하자 유가가 급등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여력이 충분한지는 물론 수요 증가분 만큼 공급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는 지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OPEC 12개 회원국의 2분기 생산량은 하루 3천만 배럴로 이미 3천200만배럴의 생산능력에 근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OPEC 회원국은 거의 최대 생산능력 만큼을 생산하고 있다.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주 주중에 미 에너지부가 발표하는 주간 원유재고가 또 다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유가가 100달러 시대를 열 공산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 선물자문서비스의 존 퍼슨은 이번주에 공급이 또 다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시험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이와 함께 연일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는 미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유가 강세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지난 2일 유로화에 대해 전날보다 0.0103달러 오른 1.4528달러에까지 거래되며 또 다시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더 이상의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6억9천400만 배럴에 달하고 있다. 민주당의 에드 마키 하원의원(매사추세츠)은 겨울철을 앞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함으로써 시장에 유가를 하락세로 돌릴 수 있는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고 지난 2일 촉구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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