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1.07 19:16 수정 : 2007.11.07 19:45

미국 산업용 전기요금 변화 추이

가격통제 지역과의 차이 3배로 커져…구조개편 논란 다시 일 듯

미국에서 전력산업 규제가 풀린 지역의 전기요금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훨씬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산업에 규제 대신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전기요금이 내리거나 오르더라도 조금 올라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을 줄 것이라던 규제완화론자들의 주장이 머쓱하게 됐다. 이런 결과는 정부 규제를 지지하는 쪽은 물론, 반대하는 쪽 연구로도 확인돼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6일 기업에 물리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요금이 결정되는 주와 정부 규제를 받는 주의 요금 차이가 거의 세 배로 커졌다는 한 단체의 연구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1999년 1㎾h당 1.09센트였던 요금 차이가 올해 7월 3.09센트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전통적 방식의 요금 규제를 선호하는 ‘공공이익을 위한 전력’이란 단체가 미국 에너지부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공공이익을 위한 전력’은 전기요금을 시장에서 결정하는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등 13개 주와 수도 워싱턴시 요금을, 나머지 지역과 비교했다. 이 단체를 이끄는 매릴린 쇼월터는 이를 토대로 시장체제를 채택한 주의 기업들이, 규제체제를 채택한 주의 평균요금을 적용받았다면 지난해에만 72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규제 완화 탓에 그만큼 쓸데없는 돈을 쓴 셈이다.

규제완화 지역의 전기요금이 더 비싸다는 사실은, 규제완화를 앞세우는 단체의 연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발전회사를 대변하는 ‘전력공급협회’는 시장체제 지역의 전체 평균 전기요금이 규제체제 지역보다 15% 더 올랐다고 최근 발표했다. 전력공급협회는 시장요금 체제를 채택한 주를 18개로 잡았다. ‘공공이익을 위한 전력’보다 5개 주가 더 많다. 애리조나 등 이들 5개 주는 이전에 주정부에서 요금 인하·동결, 상한선 설정 등의 조처를 취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일부 주에서는 가정용 요금 등에 비슷한 규제를 하고 있다. 완전히 시장에서 요금이 결정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만일 이들 5개 주를 규제체제 주에 포함하면 규제완화 주들의 요금 인상 폭은 좀더 컸을 것이다.

이처럼 규제완화로 전기요금이 더 오른 것은 전력시장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력시장에서는 경매로 발전회사의 전력을 사들이는데, 입찰에 성공한 업체들은 자신이 써낸 가격에 상관없이 모두 그날 낙찰된 가격 중 최고가를 적용받고 있다. 자신이 써낸 가격만 받는 보통 경매 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업체가 제안한 가격과 최고가 차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발전업체들이 교묘하게 가격담합을 해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전력산업 규제론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고무돼 있다. 이들은 규제완화 지역의 전기요금이 많이 오를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됐다며, 규제 완화를 거둬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때 규제완화를 지지했던 일부 대기업과 단체들도 태도를 바꿔 비판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규제 탓에 자신들이 높은 요금을 물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일반가정과 중소기업의 요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고 주장해 왔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전체

정치

사회

경제

지난주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