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의 예는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지분 23%를 공개 매각해 중동 IPO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 달러에 가까운 거금을 끌어모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국영 항만 운영업체인 DP월드의 경우.
세계 4위의 항만 운영업체로 전세계 22개국에서 40여개의 항만을 운영 중인 DP월드가 IPO를 단행하자 두바이 시내의 은행엔 청약서가 동이 날 정도로 투자자들이 쇄도, DP월드 공모 금액의 15배가 넘는 1천억 달러 가까운 주식청약 대금이 몰렸다.
올해들어 9월까지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국의 IPO를 모두 합쳐도 26건, 공모액은 59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DP월드의 IPO는 `무리한 규모가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를 무색케 했다.
DP월드가 그간 투자자가 입맛을 다신 `블루칩'이기도 했지만 이번 IPO의 성공을 통해 그만큼 현재 고유가를 배경으로 호황을 구가하는 걸프지역의 IPO가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걸프지역의 IPO를 주도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로 지난 10년간 이 지역 IPO의 70%를 차지했다. 9월까지 사우디가 올해 IPO로 37억달러, UAE는 16억달러, 카타르가 3억8천900만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지난해 GCC 국가의 IPO 규모는 108억 달러에 이르며 올해부터 2010년까지 100여건의 IPO가 더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PO에 자금이 몰리다보니 사회 기반시설 구축에 투자가 부족해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낳을 정도다.
이 같은 걸프지역의 `IPO 붐'은 고유가에 따른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부의 지원과 국영기업의 민영화추세, 유동성 증가로 재투자가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들어 사우디와 UAE의 주식시장이 형편없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IPO의 인기가 시들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고유가로 유입되는 천문학적인 자금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걸프 지역의 `건축 붐'을 둘러싸고 거품 논란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도 뭉칫 돈이 IPO로 모여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신용경색 국면에서도 걸프지역 증시는 다른 곳과 달리 크게 요동치지 않고 평상 시장을 유지한 것도 이런 믿음의 방증인 셈이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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