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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8 21:04 수정 : 2007.11.28 22:28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 외곽의 주유소에서 한 손님이 26일 철제 양동이에 석유가 차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석유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창/AFP 연합

오펜하이머 분석책임자 “배럴당 40달러 심리적 거품”
거대은행 세계정세 왜곡시켜 돈벌이…투기통제 주장

최근 몇개월 사이의 유가 급등에는 수요·공급 같은 근본적 요인보다는 불안심리를 부풀리는 금융자본들의 투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수요 과잉에 무게를 두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견해와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오펜하이머의 석유·가스 분석책임자 파델 가이트는 최근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유가 급등이 국제정세의 불안정과 연관된 ‘불안 프리미엄’(fear premium)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안 프리미엄을) 금액으로 표시하면 적어도 (배럴당) 40달러”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94~97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심리적 거품을 뺀 60달러 이하가 정상가격이라는 얘기다.

가이트는 자신의 30년 경력을 바탕으로, 불안과 위험 요인을 과장해 유가를 높이고 이득을 챙기는 금융투기자본을 국제유가의 비정상적 고공행진을 낳은 ‘주범’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미 행정부의 강경 대응 △터키와 쿠르드족의 분쟁 등을 불안 요인으로 꼽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는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한다. 세계가 이란의 석유를 원하는 것 못지않게, 이란 역시 석유 수출을 통해 수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기 자본들은 위험에 대한 논리적 평가를 하기보다는 상황을 과장한다. 이들은 유가의 등락에 대해 일단 어느 한쪽 방향으로 예측해 투기를 하고 나면, 떼돈을 벌기 위해 자신들이 전망하는 쪽으로 상황을 끌고 나간다. 유가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불안 심리를 자극하거나 ‘루머’를 퍼트릴 수도 있다. 가이트는 이런 맥락에서 “주요 투자은행과 고위험을 선호하는 금융 투자자들이 지난 6개월 동안 석유 시장을 주물러 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 급등의 원인이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 탓이라는 일반적인 분석에 대해 “일정 정도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요 증가가) 최근 6개월 사이에 유가가 60%나 급등한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반박했다.

가이트는 유가 급등이 불러올 거대한 거품을 경고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이 수십억달러의 이윤을 얻는 동안 세계 경제는 난파되고 있다”며 “주택이나 기술주 투자 열풍에서 나타났던 똑같은 거품이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 시장에 대한 과잉 투기를 통제하지 않으면 불길한 결말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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