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05 19:20
수정 : 2007.12.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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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 근본해법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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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중국 생산성이 미-중 무역불균형 원인”
다음주 열릴 전략경제대화서 공방전 벌일 듯
미 콘퍼런스보드 보고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많은 흑자를 내는 것은 위안화 저평가 여부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설령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위안화가 빠른 속도로 절상되더라도 미-중 무역 불균형이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미국 ‘콘퍼런스 보드’의 연구보고서를 빌려 이렇게 보도했다. 콘퍼런스 보드는 경제-경영 관련 조사·연구활동을 하는 민간 기관으로,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의 경기지수 등을 작성해 공표하고 있다.
콘퍼런스 보드의 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위안화가 저평가된 탓에 대중 무역적자가 불어나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콘퍼런스 보드는 “저평가된 위안화가 중국의 무역흑자에 기여하고 있으나, 그것의 근본 원인은 아니며 특히 중국의 대미 흑자와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콘퍼런스 보드는 “(환율이 시장의 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도록) 위안화의 유연성이 크게 높아지는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절상된다면, 중국 정부가 대내외 경제 불균형 문제를 풀기가 쉬워지겠지만, 이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적절한 절상폭 등을 결정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콘퍼런스 보드는 중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강한 것은 무엇보다 생산성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노동생산성은 1995~2003년 한해 평균 20.4%나 증가한 것으로 콘퍼런스 보드는 추정했다.
이전에도 위안화 절상이 미-중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해법이 못 된다는 주장이 없지 않았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은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국의 엄청난 재정적자와 낮은 저축률 탓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대체로 미국 내부에서 원인을 찾은 것이다. 반면, 콘퍼런스 보드는 미국보다는 중국 내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이런 분석과는 상관없이 다음 주 열릴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략경제대화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미국 대표로 참석한다. 유럽연합 역시 지난달 말 유럽연합-중국 정상급회담에서 위안화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올해 1~8월 164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 유럽연합은 1335억달러로 35% 늘어났다.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올해 들어 최근까지 5% 가량 올랐고, 유로화에 대해서는 6% 가까이 떨어졌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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