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02 19:41
수정 : 2008.01.02 19:41
리카싱 등 창업주들, 고령 불구 왕성한 경영활동
80을 넘긴 아시아 기업 회장들에게 정초는 주변 사람들과 덕담을 주고받거나 손자들의 재롱을 보는 여유로운 시간만은 아니다. 이들은 고령에 아랑곳않고 경영 일선을 지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콩 미디어재벌 런런 쇼는 지난해 10월로 만 100살을 넘겼다. 영화사 쇼브러더스 창립자로 방송사 티브이비(TVB)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매일 사무실에 나가지는 않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호텔 체인 샹그릴라를 이끄는 로버트 궈는 올해 85살, 뉴월드개발의 정위퉁 회장은 83살, 필리핀 최대 유통업체 슈마트를 경영하는 헨리 시는 84살로 접어든다. 세계적 화학업체인 대만 포모사플라스틱의 창업자인 왕융칭(91)은 아들에게 일부 권한을 넘겼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고 있다. 인도 재벌 비를라그룹을 세운 바산트 쿠마르 비를라는 87살이 된다. 청쿵그룹을 이끄는 홍콩 최고의 갑부 리카싱(80)은 이들에 견주면 젊은 편이다.
백발이 성성한 아시아 기업인들의 맹활약은 기업에 대한 창업주의 집착에서 비롯한다는 해석이 있다. 그렇지만 이는 기업을 일으킨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 자체가 회사의 브랜드나 다름없는 아시아 지역의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 싱가포르경영대의 애니 고 부학장은 아시아 경영자들의 ‘장기집권’은 “함께 일해온 사람들과 소비자들이 아직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올해 77살이 되는 미국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 등, 서구에도 일부 고령 경영자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례적인 일일 뿐이라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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