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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5 19:11 수정 : 2008.01.16 15:39

2004~2007년 곡물값 상승 추이

사탕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제한·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키로

유럽연합(EU)이 바이오 연료로 쓰이는 농작물의 수입을 제한하는 법률 초안을 마련했다.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떠오른 바이오 연료의 재배가 되레 지구 온난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들이 잇따르자 무분별한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유럽연합이 1월 현재 숲이나 초원, 습지인 곳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원료로 해 만든 바이오 연료는 27개 회원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초안을 마련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또 이들 회원국에서 사용되는 바이오 연료는 기존의 휘발유 등 화석연료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오는 23일 회의을 열어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방침은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 사용 확대 계획과 맞물려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수송용 차량 원료의 10%,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20%를 바이오 연료 등 재활용 원료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바이오 연료용 농작물의 재배와 연료전환 과정의 기준을 강화해, ‘친환경 에너지’라는 이름값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 수입금지 방침이 현실화하면, 야자유를 재배하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만드는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미 바이오 연료용 농작물의 수입제한 조처가 무역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과 비슷한 규제 움직임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옥수수, 브라질 사탕수수 등 바이오 연료용 농작물 값이 오르면서 경작지 확대를 위한 열대우림 파괴 등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바이오 연료의 수요를 맞추려면, 해마다 수백만㏊에 이르는 삼림이 계속 잘려나가야 할 상황이다. 밀림과 숲의 나무들의 자연적 온실가스 흡수는 자연히 줄어든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1800만㏊의 숲이 야자유 재배를 위해 사라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탓에 밀림의 야생동물은 멸종위기에 처했고 원주민들은 삶의 근거지를 잃고 있다.

또 바이오 연료용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쓰이는 질소비료의 원료는 천연가스다. 대규모 경작에 쓰이는 트랙터는 디젤연료를 태우며 매연을 뿜어낸다. 농작물을 연료로 바꾸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물이 소비된다. 옥수수 등의 가격이 뛰면서 빈곤층의 식료품값 부담도 뛰었다.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농작물로 연료를 만들어 쓰는 것은 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자동차 회사가 저공해 차량을 생산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게 진정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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