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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8 19:22 수정 : 2008.01.18 19:24

↓ 주요 채권보증업체 신용등급 하향 경고
↓ 서브프라임 여파 투자·소비 위축 현실화
↓ 수출 의존 높은 아시아 부메랑될까 우려

세계 경제의 ‘공룡’인 미국 경제의 추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주택경기에 이어 금융이 휘청거리고,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이제 제조업 경기와 투자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백악관이 경기부양을 위해 2001년(300달러)의 두 배가 넘는 1인당 800달러의 세금환급을 검토한다는 관측은 상황의 심각성을 잘 드러내준다.

■ 날개 없는 추락=미국 경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부정적 뉴스에 휘청거리고 있다. 긍정적 신호는 찾아보기 어렵다. 17일만 해도 씨티그룹에 이어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93년 역사에서 가장 큰 4분기 손실(98억3천만달러)을 냈다는 소식이 뉴욕증시를 엄습했다. 채권보증업체인 암벡파이낸셜과 엠비아이에이(MBIA)의 신용등급이 현재의 AAA에서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악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업체의 신용등급 하락은 이들이 보증하는 2조4천억달러어치의 막대한 채권 신용도를 낮출 수 있어 예삿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에 이어 주택을 저당잡고 생활자금 등을 빌려주는 주택대출 시장도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주택대출 연체율도 가팔라져 금융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 기여도가 높은 주택산업은 연일 뒷걸음질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주택 건설이 전달보다 14.2%, 2006년 12월보다 38.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07년 전체로는 전년보다 24.8% 줄었다.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락률이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내 생각엔 대공황 이후 주택경기가 이렇게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하강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에는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서브프라임 파동을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벤 버냉키 의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경기하강 국면을 길게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투자가 앞으로 수개월 내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부진도 예상했다.

소비 부진에 따라 실물경제의 주요 축인 제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1월 제조업경기지수는 경기 수축을 의미하는 -20.9를 기록했다. 따라서 주요기관들이 1%대로 보고 있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세계경제 충격은? =올해 각국 증시는 뉴욕증시의 출렁임을 따라가며 ‘위기의 세계화’ 가능성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주에 낸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시장 붕괴가 촉발한 위기는 (세계 경제에) 최근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파동 와중에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의 경제에는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에 따라 미국과 그외 경제권의 탈동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동향은 이런 진단이 섣부른 것이라는 평가를 낳게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우선 금융의 세계화가 2001년 경기침체 때보다 더 진행됐기 때문이다.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 재무장관들은 17일 만나 미국발 금융위기 가능성 차단책을 논의하는 등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인 게 단적인 예다.

아시아는 최대 수출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권에 들어 있는 셈이다. 각국 경제가 성장하고 금융안전망이 강화된 반면, 중국 등에서 경제의 수출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의 총생산에서 수출의 비중은 2002년 45%에서 3년 만에 55%로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수출품의 최종 소비처 60%가 미국이기 때문에, 소비 감소를 비롯한 미국의 경기침체는 연쇄 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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