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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23 20:45 수정 : 2008.01.24 02:46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급회의 일지

유럽증시 급락세 출발…다우존스도 약세 이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2일(현지시간) 전격이고도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세계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3일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반등한 반면에, 전날 반등했던 유럽 주요국 증시는 다시 급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증시도 전날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다.

23일 유럽 각국 증시가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데에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의회 연설에서 “물가 상승 억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밝힌 게 큰 영향을 끼쳤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SE)100지수는 2.8%의 낙폭을 보이며 출발했고, 독일 증시(DAX 지수)와 프랑스(CAC40) 증시도 전날보다 각각 5%와 4.7% 떨어진 가운데 거래를 시작했다.

뉴욕 증시도 전날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전 10시50분(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1.11% 떨어졌고,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지수는 1.59%로 떨어졌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하는 1984년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정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아닌 임시위원회를 통해 금리변동을 결정한 것도 2001년 9·11 동시 테러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가에선 이런 미 연준의 강력한 조처가 미국 경제의 침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버블(거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미봉책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세계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는 연준의 금리 인하 조처에 대해 “미국 경기침체의 거대한 흐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본 신코증권의 투자전략가인 세가와 쓰요시는 “연준의 결정은 놀랍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얼마나 상황이 좋지 않으면 저렇게 행동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비비시> 방송 인터넷판은 전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29~30일로 잡혀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불황 타개를 위해 연준이 금리를 오는 3분기까지, 2.5%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이런 초저금리가 미국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통상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6~9개월 뒤에나 확인된다. 장화탁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인 방향성에서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인데 미국 금리인하 실물경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금 알수도 없고 상황별로도 다르다”며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자극이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을 경기후퇴로 몰고가고 있는 요인들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정착된 저금리는 미국 경제의 성장엔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부동산 거품과 같은 부작용도 낳았다. 이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발전하며, 신용경색과 주택경기 후퇴를 가져왔다. 소비지출 감소와 실업률 증가도 뒤따랐다. 지금은 저금리 체제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금융부실 사태를 넘기려, 다시 금리인하라는 단기 극약처방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박병수 양선아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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