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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전력난에 국제 광물시장 요동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력난이 국제 광물시장을 뒤흔들 만큼 국제적인 난제로 부각되고 있다.
앵글로골드 아산티, 골드필드, 하모니골드 등 남아공의 주요 금광회사들은 25일 국영 전력회사인 에스콤(ESKOM)의 단전 조치로 일제히 조업을 중단했다.
이 같은 소식은 즉각 국제 광물시장에 충격파를 안기면서 금값과 백금값의 폭등을 야기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은 장중 전날보다 8%가 뛴 온스당 923.40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백금값도 역시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천697달러까지 올랐다.
남아공은 지난해 중국에 밀려나긴 했지만 지난 1세기 동안 세계 1위의 금 생산국이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온 나라다. 또 백금 생산량은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남아공이 전세계 수요량의 70%를 공급하는 로듐 가격도 온스당 7천달러를 넘어서며 역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1,2위 백금 생산업체인 임팔라 플래티늄과 앵글로 플래티늄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대부분의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번 단전 조치는 일과성이 아니라 만성적 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남아공 광산회사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남아공의 전력 수요량은 공급량을 20% 가량 초과하는 상황이지만 에스콤이 추가로 건설키로 한 발전소는 오는 2013년에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여름 전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마침내 국가 기간산업도 제한 송전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울리 제이콥즈 골드필드 대변인은 현지 통신사 사파(SAPA)와의 인터뷰에서 에스콤으로부터 핵심 산업체에 대한 전력 공급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줄이거나 향후 2-4주간 전력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음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아멜리아 소아레스 하모니골드 대변인은 이번 단전으로 비상 시설만을 겨우 가동할 수 있었으며 6천만랜드(한화 8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날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JSE)에서 금광회사 지수는 6% 가까이 폭락했다.
한편 남아공 정부는 심각한 전력난을 감안, 전력 소비가 많은 신규 자본투자를 허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현지 방송인 SABC가 보도했다. 다만 이미 계약이 체결된 자본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정부는 강조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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