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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31 07:47 수정 : 2008.01.31 10:00

추가인하 시사..신중론도 대두
버냉키 위상 흔들 연임불가론도 대두

미국중앙은행이 30일 연방기금금리를 또 다시 0.50% 포인트 긴급 인하했다.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1월 정례회의에서 지난 22일 0.75%포인트 긴급인하한 데 이어 연방기금금리를 또다시 0.50%포인트 하향 조정해 3.0% 수준에서 운용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FOMC의 '초고속' 금리인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미국과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의 폭은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으로 예상됐던 것이긴 하지만 불과 8일만에 연방기금금리가 1.25%포인트나 급격하게 조정된 것은 사상 처음일 정도로 유례가 없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FOMC의 금리인하 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심화되면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작년 9월부터 이번까지 불과 5개월만에 다섯 차례 걸쳐 대폭적으로 그리고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또 연방기금금리 수준은 5.25%에서 3.0%로 낮춰졌고 지난 2005년 3월이후 2.75%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이 기간에 조정된 금리 폭은 2.25%포인트에 달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대를 위해 재할인율을 이 기간에 동일한 수준으로 낮춰 5.75%에서 3.50%로 하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경기 하강위험 여전..추가 인하 가능성 시사

FOMC는 이날 금리인하 결정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오늘 조치는 이미 취한 조치들과 함께 완만한 성장을 증진시키고 경제활동의 위험요소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경기하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혀 추가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FOMC가 성명에서 "최근 지표들은 주택시장의 위축이 심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고용시장도 다소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듯이 향후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0.6%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3.4분기의 GDP 성장률 4.9%와 4.4분기 전망치인 1.2%에 크게 못 미치고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0%'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도 경제성장 전망도 비관적이다.

이에 따라 FOMC가 올 상반기 중에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2.5-2.75% 수준까지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중앙은행이 0.75%포인트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 경제가 불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불황타개를 위해 오는 3.4분기까지 금리를 2.5%까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1990년이후 금리가 가장 낮았을 때는 2003년 6월로 1%였다.

◇추가 금리인하시 대안 없어...신중론 부상

이번 FOMC의 금리인하 결정과정에서도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동결을 주장하며 반대의견을 제시했던 것처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도 점점 대두되고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그동안 대폭적으로 그리고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점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서둘러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보다 진전상황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경제가 경기침체에 이어 유가인상과 미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이와 관련, 지난 29일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미국중앙은행이 계속적인 금리인하를 실시하면 네거티브 금리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고위정책자문관을 지낸 마빈 굿프렌드도 "네거티브 금리(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금리)는 실질적인 위험임을 알아야 한다"며 "긴축의 고삐를 너무 느슨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인플레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와 주장은 미국의 주택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고 기업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아직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만 내려가지고서는 주택과 주식시장 회복효과보다 인플레이션 위험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버냉키 `굴욕' 시장불신 가중..연임불가론도 나와

버냉키 의장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대응과 관련, 시장의 불신이 싹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굴욕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 시장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는데 시장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공황이나 일본의 장기불황과 같은 더 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은 최악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차악의 선택이라는 호의적인 평가가 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초고속 금리인하 조치가 성과를 거둬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면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금융시장 상황이나 실물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더욱 악화될 경우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물론 그의 연임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버냉키 중간고사'라는 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버냉키 의장의 모기지 사태에 대한 창의적인 정책적 대응과 함께 경기전망 발표 횟수를 늘리고 FOMC 성명서 등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등 투명성을 제고한데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나 워싱턴 정계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버냉키가 FRB 의장에 연임될 확률은 50%가 안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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