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14 21:24
수정 : 2008.02.1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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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를 중심에 둔 미국 인터넷업계 재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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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맞대응…주식 맞교환·150억달러 투입
AOL·구글까지 덤벼들어 ‘몸값’ 가파른 상승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에 대한 인수·합병 제안으로 촉발된 미국 인터넷업계의 재편 움직임이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개입으로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터넷 붐의 효시인 야후는 지금껏 시장에 나온 매물 가운데 가장 덩치가 커, 누가 야후와 손잡느냐가 업계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머독의 뉴스코프와 야후의 제휴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두 회사는 1년6개월 전부터 제휴 노력을 해왔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다, 엠에스가 야후에 노골적으로 접근하자 대화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스코프의 머독 회장이 지난주 야후 최고경영자 제리 양과 저녁을 함께 하며 엠에스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유력한 방안은 뉴스코프가 계열사인 최대 인맥 사이트 마이스페이스닷컴의 주식 일부를 야후 주식 20%와 맞교환하고, 야후에 현금 150억달러 정도를 투입하는 것이다.
머독은 엠에스의 시도에 자극받아 야후 인수를 타진하다 거부당하자 낮은 수준의 제휴로 돌아섰다고 업계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로서는 뉴스코프가 엠에스로부터 야후를 지킬 백기사를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약 200억달러(18조9천억원) 규모의 온라인광고 시장을 노리고 있는 뉴스코프는 야후와의 제휴가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후는 뉴스코프뿐 아니라 타임워너 계열의 인터넷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다방면에서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에이티앤티(AT&T)와 케이블방송 중심의 미디어업체 컴캐스트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이로써 야후를 중심에 둔 인터넷업계 재편 움직임은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 통신업계까지 뛰어든 복잡한 전쟁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검색시장 점유율이 7%에 그치는 엠에스엔(MSN)만으로는 도저히 구글(66%)을 따라잡을 수 없는 엠에스는 더욱 초조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엠에스는 446억달러어치의 인수 제안이 야후 이사회로부터 “가치를 아주 낮게 봤다”는 이유로 퇴짜맞은 뒤에도 적대적 인수·합병 의사를 피력했다. 엠에스와 야후가 뭉치면 독보적 위치에 큰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도 엠에스의 기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최근 야후의 제리 양과 접촉했다.
야후 주요 주주들은 엠에스가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안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엠에스한테 인수당하지 않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창업자 제리 양의 견해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뉴스>는 “제리 양은 야후를 자식처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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