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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18 20:50 수정 : 2008.02.18 20:50

영 파산위기 노던록 국유화 결정

30여년만에 부실업체 국유화…노동당 경제정책 신뢰도 ‘타격’

198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를 선도했던 영국 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모기지 은행 노던록을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은행을 민간 부문에 매각하려던 다섯달간의 시도를 포기하고 국유화하기로 했다”며 “이번 국유화는 잠정적인 조처로 시장이 정상화되면 민간 부문에 다시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노던록이 무너지면 그 여파가 금융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어 정부가 나서야 했다”며 이번 국유화 조처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영국 정부가 부실 업체를 국유화한 것은 1970년대 이래 처음이다. 정부는 노던록을 국유화하기 위한 긴급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노던록 주식의 거래도 중단됐다. 정부는 영국 로이드보험회사를 파산에서 구한 금융가 론 샌들러에게 노던록의 경영을 맡길 계획이다.

노던록의 국유화는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경제통 고든 브라운 총리와 노동당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보수당의 대변인 조지 오스본은 “오늘은 ‘경제는 노동당’이라는 명성에 사망선고가 내린 날”이라며 “우리는 브라운 총리가 이 나라를 1970년대로 되돌리려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던록 개인주주 모임인 ‘영국 주주 연합회’의 로저 로슨은 “정부 조처는 놀랍고 실망스럽다”며 “분명히 주주들의 법적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5위 규모의 모기지 은행인 노던록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파산 위기에 처해 중앙은행으로부터 250억파운드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다. 브라운 총리 정부는 노던록을 매각해 정상 회복을 추진하려고, 버진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과 노던록 은행 이사진 등 두 곳을 상대로 협상을 벌여왔으나 타결에는 실패했다. 영국 정부의 노던록 매각 불발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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