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27 20:21
수정 : 2008.02.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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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환율과 국제유가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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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폭락하고, 이 여파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달러 공급 확대가 미국 경기 방어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환율은 한때 유로당 1.5047달러까지 올라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환율의 상승은 달러가치의 하락을 뜻한다. 앞서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환율이 유로당 1.4985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1월23일의 최고치 유로당 1.4967달러를 넘어섰다. 달러는 유로화뿐 아니라 브라질 헤알, 뉴질랜드 달러 등 대부분의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외신들은 “미국 소비자 기대지수가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지속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며 달러가치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달러가치 하락은 국제 유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100.88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이날 유가 상승은, 투자자들이 달러의 과잉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석유 등 상품시장으로 대거 몰려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지난해 초부터 1년2개월여간 달러-유로 환율과 서부텍사스산중질유 가격 변동의 관계를 조사했더니 상관계수가 0.967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상관계수가 1이면 두 변수가 완전히 정비례 관계에 놓여 있음을 뜻한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그동안 달러 약세가 유가를 끌어올린다고 분석들을 했지만 실제 수치가 1에 가깝게 나와 놀랐을 정도”라며 “최근엔 수급관계엔 큰 변동요인이 없어 금융시장 상황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3월 총회에서 감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워낙 달러 과잉유동성의 영향이 큰 상황이라 유가의 고공행진이 언제 멈출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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