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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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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정몽구·몽준 형제 412위…모스크바 부자 뉴욕 앞질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13년간 지킨 최고 부호 자리를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넘겼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6일 발표한 ‘2008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투자가 버핏은 지난해보다 100억달러 늘어난 620억달러(약 58조9천억원)의 재산으로 으뜸가는 부호로 꼽혔다. 2년 만에 재산을 두 배 늘려 600억달러를 기록한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뒤를 이었다. 버핏은 거액을 기부하면서도 재산을 크게 불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이름값을 했다. 브라질 통화에 투자해 재미를 보고,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게 정상 등극의 길을 열어줬다. 세계 최고 갑부는 그러나 체리코크와 햄버거를 즐겨먹고 검약하는 생활로도 이름이 높다. 그는 부자들한테 세금을 적게 걷는다며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버핏의 전기를 쓴 로버트 마일즈는 “버핏은 28살 때 3만1천달러를 주고 산 집에 아직 살고 있다”며, 이번 발표는 그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13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게이츠는 3위(580억달러)로 미끄러졌다. 게이츠도 한 해 동안 재산을 불렸지만, 앞의 둘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야후 인수를 추진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내려간 것도 순위 하락에 일조했다. 올해에는 10위 안에 인도 출신이 4명, 멕시코와 러시아 출신이 각각 1명씩 이름을 올려 신흥시장의 성장이 부호들의 판도에도 변화를 몰고왔음이 드러났다. 10억달러 이상 재산 보유자 1125명 가운데 모스크바 거주자가 74명으로 뉴욕보다 3명 많았다. 한국인 가운데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형제가 각각 28억달러로 가장 높은 412위에 올랐다. 남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각각 20억달러로 605위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 아들 재용씨가 17억달러로 707위에 오르는 등, 모두 12명의 한국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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